공간은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그래서 사무실 공간은 중요하다. 직원이 최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것이다. 특히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회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요즈음은 우리나라 회사들도 점차 공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수준 높은 공간이 늘고 있다.
기존 사무실에 정원을 만든다거나, 회의실을 카페 분위기로 꾸민다거나, 주택을 개조하여 집같이 사무실을 꾸며 놓은 회사 등 공간개념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단순 사무공간을 넘어, 문화, 예술, 자연의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요즈음 기업들은 쿨팩트(cool-factor)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쿨팩트란 회사의 분위기, 환경, 상품의 철학 등을 말한다. 스타일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에게 쿨팩트는 마케팅 도구를 넘어 재능있는 젊은 인재를 채용하거나 주주들을 끌어들이는 데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의 본사 건물옆 혁신적 업무공간인 '더 스피어스(The Spheres)'는 아파트 12층 정도인 30m 높이에 지름 40m의 거대한 유리돔 3개를 겹쳐 놓은 듯한 구조물로서 400여종의 식물 4만점을 심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열대우림과 같은 일터다.
당연히 책상 칸막이도 없다. 아마존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하여 마련한 특별한 사무용 건물이다. 내부에는 나무로 된 회의실과 강, 폭포도 만들어져 있다.
지금까지의 사무실은 말 그대로 책상만 덩그러니 있는 무미건조한 말 그대로 '사무실'이었다. 이제는 그런 사무실 구조로는 신세대 젊은이들을 오래도록 붙잡아 둘 수 없다. 나는 가끔 서울 oo단지, oo공단의 회사를 방문하러 가곤 하는데, 늘 느끼는 점이 삭막하고 '답답함'이다.
그곳은 "oo단지(團地)"라 그런지 그냥 '빌딩숲', '공장'그 자체다. 단지(團地)는 이렇게 사이보그가 사는 동네처럼 삭막하게 구성해도 되는 건가? 명동이나 강남처럼 카페, 영화관, 갤러리 등 문화공간은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여유롭게 휴식공간을 찾는 것조차도 그 자체가 사치다.
그래서 다들 그냥 대충 때우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온다. 쉰 세대인 필자조차도 인간미 없고 낭만부재의 이 공간이 갑갑하게 느껴지는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얼마나 삭막하게 다가올까? 여기에서 나보고 평생 일하라고 하면 쉽게 받아들여질까?
특정회사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이런 환경, 분위기가 젊은이들에게는 기피대상이다. 신세대 직원들은 일 따로 문화 따로가 아닌 일과 문화가 어우러진 환경을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직장은 단순한 돈벌이 장터가 아니라 문화와 어우러진 놀이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터에 품격을 더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이 행복해 한다. 지혜로운 사장들은 이점을 간파하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처음 사무실을 냈을 때는 역삼역 부근 골목에 위치한 30평가량 되는 사무실이었다. 단순하게 인원수와 역세권만 감안하여 확보한 공간이었다. 워낙 돈도 부족하고 하여 다른 조건들은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 점차 회사가 커짐에 따라 60평, 200평, 1000평으로 평수를 늘여가는 동안 깨달은 것은 사무실을 얻은 것이 단순한 사무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감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세심한 기획과 배려가 필요한 '종합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먼저 직원들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취업욕구를 높이기 위해 좀 비싸더라도 역세권을 택해야 하고 공간 내부구조도 중요하다. 예컨대 우중충함을 피하고 가능하면 햇볕 잘 드는 남향, 전망이 꽉 막힌 공간보다는 가능하면 탁 트인 공간, 지하보다는 지상을 택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다 돈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폼만을 고집하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외벽이 유리로 만들어진 멋있게 지은 신축건물 4개 층을 임차했는데 벽 외관 모양은 좋았지만 여름과 겨울에 냉난방비가 많이 들었고, 특히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했던 것은 유리창 햇빛 때문에 그 좋은 외양의 유리벽을 신문지로 가려놓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또 고층에 위치하다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을 때 오르내리는데 상당한 불편이 있었다. 다행히 화재는 없었지만 고층화재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건물외양 등 보기 좋은 떡을 찾다가 자칫 안전과 불편함을 놓칠 수도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1개 층을 통으로 사용함으로서 전체 회사 부서간 소통과 분위기의 일치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또 주차문제도 잘 고려해야 한다. 요즈음은 직원들은 물론 손님들도 자동차로 움직이는 일이 많으므로 주차조건, 필요시 주변 주차시설 등도 고려해야 한다.
여자 화장실은 남자화장실 대비 2배 정도의 면적과 사람들 출입빈도가 적은 통로로 배려해야 하고, 부서의 특성에 따라 출입구와의 거리동선, 창문 환기여부, 보안성, 비상계단의 실용성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내부적인 공간으로 들어와 보자, 먼저 의자는 척추건강 등을 고려하여 다소 비싸더라도 직원 건강을 생각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고, 가능하면 바퀴달린 의자는 산만하여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책상크기는 직급에 비례하여 크기를 정하기보다는 일하는 기능에 맞추어 크기를 정하는 게 좋다. 의자의 방향은 심리적 불안감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출입문을 등지게 앉는 것은 피하고, 조명은 전체조명과는 별도로 가능하다면 각 개인별 스탠드를 지급하여 집중도를 높이고, 필요시 부분조명으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칸막이 설치여부는 소통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 최근 스웨덴 연구진에 따르면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균 3분마다 업무에 방해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칸막이가 있는 사무실보다 분위기가 훨씬 더 산만하고 동료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게다가 상사와 동료가 늘 지켜본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감기 같은 전염성 질환에도 더 손쉽게 노출돼 있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칸막이는 부서간 칸막이를 할 것인지 개별칸막이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이 경우 칸막이의 높이는 가능하다면 앉아서 상대방과 눈인사를 나눌 수 있는 정도가 좋을 것이다.
효율과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공간 구조와 배치를 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열린 듯 닫힌 혹은 닫힌 듯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물리적 공간이 트인다 해도 마음의 칸막이가 걷히지 않으면 소통은 여전히 어렵다. 공간은 매 순간 인간 상호작용에 개입하고, 의식을 변화시킨다."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가 그의 저서 '공간의 생산'에서 한 말이다. 공간은 그저 비어 있고, 수동적으로 채워지는 곳이 아니다.
참고글
1.비즈니스의 탄생(조승현)
2.칸막이와 소통(최재천)
3.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김정운)
기존 사무실에 정원을 만든다거나, 회의실을 카페 분위기로 꾸민다거나, 주택을 개조하여 집같이 사무실을 꾸며 놓은 회사 등 공간개념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단순 사무공간을 넘어, 문화, 예술, 자연의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요즈음 기업들은 쿨팩트(cool-factor)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쿨팩트란 회사의 분위기, 환경, 상품의 철학 등을 말한다. 스타일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에게 쿨팩트는 마케팅 도구를 넘어 재능있는 젊은 인재를 채용하거나 주주들을 끌어들이는 데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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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의 본사 건물옆 혁신적 업무공간인 '더 스피어스(The Spheres)'는 아파트 12층 정도인 30m 높이에 지름 40m의 거대한 유리돔 3개를 겹쳐 놓은 듯한 구조물로서 400여종의 식물 4만점을 심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열대우림과 같은 일터다.
당연히 책상 칸막이도 없다. 아마존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하여 마련한 특별한 사무용 건물이다. 내부에는 나무로 된 회의실과 강, 폭포도 만들어져 있다.
지금까지의 사무실은 말 그대로 책상만 덩그러니 있는 무미건조한 말 그대로 '사무실'이었다. 이제는 그런 사무실 구조로는 신세대 젊은이들을 오래도록 붙잡아 둘 수 없다. 나는 가끔 서울 oo단지, oo공단의 회사를 방문하러 가곤 하는데, 늘 느끼는 점이 삭막하고 '답답함'이다.
그곳은 "oo단지(團地)"라 그런지 그냥 '빌딩숲', '공장'그 자체다. 단지(團地)는 이렇게 사이보그가 사는 동네처럼 삭막하게 구성해도 되는 건가? 명동이나 강남처럼 카페, 영화관, 갤러리 등 문화공간은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여유롭게 휴식공간을 찾는 것조차도 그 자체가 사치다.
그래서 다들 그냥 대충 때우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온다. 쉰 세대인 필자조차도 인간미 없고 낭만부재의 이 공간이 갑갑하게 느껴지는데 젊은 세대들에게는 얼마나 삭막하게 다가올까? 여기에서 나보고 평생 일하라고 하면 쉽게 받아들여질까?
특정회사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이런 환경, 분위기가 젊은이들에게는 기피대상이다. 신세대 직원들은 일 따로 문화 따로가 아닌 일과 문화가 어우러진 환경을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직장은 단순한 돈벌이 장터가 아니라 문화와 어우러진 놀이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터에 품격을 더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이 행복해 한다. 지혜로운 사장들은 이점을 간파하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처음 사무실을 냈을 때는 역삼역 부근 골목에 위치한 30평가량 되는 사무실이었다. 단순하게 인원수와 역세권만 감안하여 확보한 공간이었다. 워낙 돈도 부족하고 하여 다른 조건들은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 점차 회사가 커짐에 따라 60평, 200평, 1000평으로 평수를 늘여가는 동안 깨달은 것은 사무실을 얻은 것이 단순한 사무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감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세심한 기획과 배려가 필요한 '종합문제'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먼저 직원들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취업욕구를 높이기 위해 좀 비싸더라도 역세권을 택해야 하고 공간 내부구조도 중요하다. 예컨대 우중충함을 피하고 가능하면 햇볕 잘 드는 남향, 전망이 꽉 막힌 공간보다는 가능하면 탁 트인 공간, 지하보다는 지상을 택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다 돈과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외형적인 폼만을 고집하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외벽이 유리로 만들어진 멋있게 지은 신축건물 4개 층을 임차했는데 벽 외관 모양은 좋았지만 여름과 겨울에 냉난방비가 많이 들었고, 특히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 했던 것은 유리창 햇빛 때문에 그 좋은 외양의 유리벽을 신문지로 가려놓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또 고층에 위치하다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을 때 오르내리는데 상당한 불편이 있었다. 다행히 화재는 없었지만 고층화재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건물외양 등 보기 좋은 떡을 찾다가 자칫 안전과 불편함을 놓칠 수도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1개 층을 통으로 사용함으로서 전체 회사 부서간 소통과 분위기의 일치를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또 주차문제도 잘 고려해야 한다. 요즈음은 직원들은 물론 손님들도 자동차로 움직이는 일이 많으므로 주차조건, 필요시 주변 주차시설 등도 고려해야 한다.
여자 화장실은 남자화장실 대비 2배 정도의 면적과 사람들 출입빈도가 적은 통로로 배려해야 하고, 부서의 특성에 따라 출입구와의 거리동선, 창문 환기여부, 보안성, 비상계단의 실용성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내부적인 공간으로 들어와 보자, 먼저 의자는 척추건강 등을 고려하여 다소 비싸더라도 직원 건강을 생각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고, 가능하면 바퀴달린 의자는 산만하여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책상크기는 직급에 비례하여 크기를 정하기보다는 일하는 기능에 맞추어 크기를 정하는 게 좋다. 의자의 방향은 심리적 불안감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출입문을 등지게 앉는 것은 피하고, 조명은 전체조명과는 별도로 가능하다면 각 개인별 스탠드를 지급하여 집중도를 높이고, 필요시 부분조명으로 에너지 절약과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칸막이 설치여부는 소통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 최근 스웨덴 연구진에 따르면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균 3분마다 업무에 방해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칸막이가 있는 사무실보다 분위기가 훨씬 더 산만하고 동료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게다가 상사와 동료가 늘 지켜본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감기 같은 전염성 질환에도 더 손쉽게 노출돼 있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칸막이는 부서간 칸막이를 할 것인지 개별칸막이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고, 이 경우 칸막이의 높이는 가능하다면 앉아서 상대방과 눈인사를 나눌 수 있는 정도가 좋을 것이다.
효율과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공간 구조와 배치를 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열린 듯 닫힌 혹은 닫힌 듯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 물리적 공간이 트인다 해도 마음의 칸막이가 걷히지 않으면 소통은 여전히 어렵다. 공간은 매 순간 인간 상호작용에 개입하고, 의식을 변화시킨다."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가 그의 저서 '공간의 생산'에서 한 말이다. 공간은 그저 비어 있고, 수동적으로 채워지는 곳이 아니다.
참고글
1.비즈니스의 탄생(조승현)
2.칸막이와 소통(최재천)
3.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김정운)
최송목 교수 대한민국 산업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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