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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장인정신(匠人精神)

기사승인 24-01-2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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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匠人)이란 숙련된 기능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장인이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능인으로서 일반인이 할 수 없는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대목장이, 미장장이 등 ‘장이’라고 호칭하기도 하고, 사투리 혹은 낮잡아 부르는 말로 ‘쟁이’라고도 한다. 특히 장인들은 그들만이 가지는 신념이나 자부심 같은 것이 있는데, 어떤 경우라도 본인의 최고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정신을 특히 ‘장인정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실무 콘크리트 타설공의 경우 장인이라고 할 수 있고,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장인이 되어야 하고, 장인정신도 갖고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콘크리트 공사는 일반 건설공사와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음에, 이번 원고에서는 콘크리트 공사의 특수성과 장인정신이 필요한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콘크리트 공사의 특수성으로, 먼저 레미콘 생산과 관련하여서는 일단 비벼진 콘크리트의 경우 무슨 원료를 사용했는지, 어느 배합비로 혼합되었는지 눈으로 보아서는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인천 00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때 저품질 순환골재가 구조체에 사용되었는 데에도 알 수 없었던 경우도 있다. 또한, 시멘트 대체재로 혼화재 치환율을 확인하기 어려우며, 시공성이 나쁠 경우 물을 가수 하여도 얼마나 첨가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콘크리트 타설과 관련하여서도 콘크리트 타설은 힘만 있으면 된다는 선입관으로 특별한 기능을 요구하지 않는 것같이 되어 다른 기능공보다 지식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특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타설 현장은 최소한의 적은 인원 및 장비로 속도전에 내몰려서 ‘무조건 물량 죽이기’ 식으로 품질은 뒷전이고 예정 기간에 목표달성만이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콘크리트 구조물은 압축강도 등 내부품질을 확인하기 곤란할 뿐만 아니라 강도 부족, 균열 등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인 규명이 어렵고 책임소재 또한 구별하기 어렵게 된다.
 
특히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는 콘크리트 품질담당 기술자(현장기사 등)가 콘크리트의 워커빌리티(Workability)가 적절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하고, 또한 타설 작업의 경우도 원칙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기본인데, 최근의 경우 담당자는 사무실에서 서류처리에만 몰두할 뿐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기둥 속에 벽돌 모습. 사진=경기소방청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5시 48분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기둥이 파열되는 사고가 있었다. 준공 후 30년 정도 경과하여 재건축을 고려하던 중 노상 주차장 밑의 지하주차장 기둥이 크리프(Creep) 파괴를 일으킨 것이다. 아파트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면 큰일이 났을 텐데, 중요도가 작은 노상 주차장이라 크게 문제 시 되지는 않고, 오히려 새옹지마(塞翁之馬)격으로 재건축 추진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하니 씁쓸함을 느낀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하주차장 기둥이 왜 파괴되었을까? 파괴된 기둥을 자세히 보니 기둥 중간에 몇 개의 시멘트 벽돌이 보인다. 아마도 상부층 슬래브에 스페이서(Spacer)로 하부철근은 자갈 등을 사용했겠지만 상부 철근은 시멘트 벽돌을 옆으로 눕혀 고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된다. 그런데, 필요한 수량보다 많은 양의 벽돌이 올라와 졌다면 남는 것을 가지고 내려갔어야 했을 텐데 아마도 귀찮으니까 콘크리트 타설 중 기능공이 기둥에다 집어넣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본래 스페이서는 콘크리트 강도 이상의 모르타르 재료로 특별히 제작한 것을 이용 했어야 하나 안타깝게 시멘트 벽돌을 사용한 것 같은데, 애석하게 시멘트 벽돌은 콘크리트 강도에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결국, 그 부분에 타설된 콘크리트의 품질을 포함하여 강도가 현저히 낮음으로써 장기간 지속 하중에 변형이 증가하며 크리프 파괴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유사한 시공 불량은 2018년 서울의 대종빌딩에서도, 인천 등지의 여러 사례에서 볼 수 있는데, 대만에서는 지진으로 붕괴된 기둥에서 페인트 깡통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기능공이 장인정신을 가지고 철저히 공사한다는 사명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잘못 타설되어 결함을 일으킬 수 있는 기둥을 준공 후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모든 기둥을 위 아래로 샅샅이 뒤지며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기둥과 같은 콘크리트 구조체의 시공결함에 의한 붕괴방지 대책으로는 콘크리트 공사에 적정 인원, 시간 및 공사비를 주어주는 것이 먼저이지만, 콘크리트 타설공에게 철저한 기능교육을 실시하여 장인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능사 자격 소지자 및 기능교육 이수자에게만 콘크리트 타설 업무를 맏기는 방안 등 성숙한 콘크리트 시공 문화 구축을 시도해볼 수 있다. 또한, 콘크리트 타설 현장에는 반드시 건축기사 혹은 콘크리트 기사가 입회해야만 콘크리트 타설이 가능하도록 명문화된 규정으로 규제할 필요도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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