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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산 1%의 진정한 의미

기사승인 24-06-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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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학 본부장
 
2022년 5월 21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국가문화정책의 첫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에서 전년 대비 6.5% 감액하여 편성했고, 2024년에도 전년대비 3.5% 예산이 증액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예산 편성에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 출범 이후 재정긴축이라는 정부정책 기조를 문체부 예산 편성에 반영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2024년 전체 정부 예산 대비 문체부 예산은 1% 수준으로 김대중 정부 이래 1.5% 안팎으로 유지되어온 예산 비율이 무너졌고, 더군다나 박근혜 정부 때 국정기조에 ‘문화융성’을 포함시킴은 물론 2% 문화재정 확보를 이야기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실망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그 어떤 영역보다 커다란 위기상황에 처해 있던 예술계가 이제 회복을 시작하려는 이 때에 창작과 예술 지원 등의 보조금 사업 축소는 예술인들을 또 다시 위기 상황에 내몰고 있다. 일찍이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보몰과 보웬이 ‘공연예술, 그 경제학적 딜레마’(1966)라는 책을 통해 예술에 대한 국가 지원 필요성과 근거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명쾌하게 분석한 내용을 굳이 다시 인용하지 않아도 예술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이제 미래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선진국일수록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더욱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붇고 있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에는 풀기 어려운 여러 난제들이 많이 있다. 예컨대 심각한 소득 양극화,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 진입, 부동산 가격 급등, 청년들의 취업난, 낮은 사회안전망, 지역간 불균형, 정치적 갈등 심화, 첨예한 남북간 대립 상황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난제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1950년 한국전쟁이후 최대 국난상황이었던 1997년 IMF 외환위기 상황에 비할 바는 못 된다.

국가 경제정책을 IMF 총재의 승인이 없으면 단 한 줄 조차 우리 스스로 수립할 수 없는‘제2의 경술국치’상황에서 당시 김대중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식정보사회'라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문화의 힘으로 제2의 건국’이라는 부제를 내건 새 문화관광 정책을 발표하고 문화를 고부가가치의 창출, 사회통합, 남북통일을 위한 국가발전 차원으로 인식하여 문화의 힘을 통해 ‘창의적 문화복지국가의 건설’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당시 시행된 정책들로는 21세기 문화산업이 꽃피우고 전 세계적으로 한류가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되는 영화 및 음반의 사전심의제도 폐지와 영상물 등급제도 시행,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각종 법 제정 및 제도 정비,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실무기구 신설, 공연자 등록·신고 등 문화예술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철폐 및 개혁, 과감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국가부도에 처한 위기 상황에서 김대중 정부가 사상 최초로 2000년 문화부문 세출예산이 정부 전체 세출예산의 1%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달성한 문화예산 1%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 중요한 정책적 성과였으며, 문화예술 정책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문화예산 1% 달성은 단순히 예산 규모 확대를 넘어 문화예술의 국가적 가치를 인정하고, 문화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과거 소홀히 여겨졌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크게 개선시켰고, 문화예술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또한 문화예산 1% 달성은 단순히 예산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정책을 구축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출범한 정부 마다 정치적 이념은 달라도 문화예술 관련 법률 제·개정, 문화기관 설립 및 운영, 예술인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문화예술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의 문화예산 1% 달성은 한국 문화예술 발전사에 중요한 이정표로 남아 있으며, 오늘날 한국 문화예술의 성장과 번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줄어드는 문화예산을 보면서 IMF 외환위기라는 최대 국난 위기상황에서 달성한 문화예산 1%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양경학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본부장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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