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간 조약 후폭풍, 한반도 핵 재배치·핵 공유 목소리 커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베트남 방문이 미국 조 R. 바이든 행정부의 인·태 전략을 뒤흔들고 있다. 북-러 간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하 조약)’은 그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기존의 '대북확장억제(핵우산 정책)'만으로는 북핵에 대응하기가 제한된다며 한국의 핵무장 불가피론 또는 필요론에 공감하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민 다수가 원하는 ‘자체 핵무장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21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에서 인·태 지역에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前進) 배치해야 하며, 한·일·호주 등과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미국의 앨리슨 후커 前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가 주최한 웨비나(Webinar-웹 세미나)에서 “최근 북-러 간 군사동맹 관계의 심화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성공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밖에 없으며,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한 북한이 스스로 핵무장을 해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더 많은 핵물질을 탑재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의 도시들을 조준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많을수록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진다. 한국은 북한이 핵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어리석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앙킷 판다 선임 연구원은 한-미 간 확장억제 및 동맹 관계 전반에 대해 더 많은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러시아의 지원이 북한의 핵무기 현대화엔 도움이 되겠지만,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고, 중요한 진전을 이뤘기에 러시아에서 추가로 기술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재래식 전력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연감(SIPRI Yearbook)에 의하면, 북한은 올해 1월 기준으로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1년 전과 비교해 20기가 더 늘어났다고 추정했다. 특히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총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도 충분히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에서 작전이 가능한 핵무기 보유량(추정치)은 한국(2018)과 미국(2020)이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한 20~60기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그룹 싱크 탱크인 최종현 학술원이 지난 2월 5일 한국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차 여론조사 결과(응답자 1,043명)에 따르면,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72.8%로 지난해의 76.6%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 탱크인 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29일 발표한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지식인의 34%만이 독자적인 핵무장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에 따라 핵무장에 찬성하는 한국 지식인의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11월 美 대선에서 도널드 J.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거라는 응답률은 63.7%였으며, 2016년 당시와 같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요구 등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률도 78.2%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무엇인지?”에 대한 전제(前提)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한다고 하여 똑같은 억제력을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염려에서다. 미국 등은 우주 자산과 감시·경보시스템, 미사일 방어 및 요격체계, 핵 타격 플랫폼, 군수 장비 등 전략자산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데다 전쟁지도부의 신속한 결심 및 대응시스템, 필요한 군사정보의 즉각 수집, 핵⋅미사일 요격·무력화·방호, 정밀타격 및 보복 능력을 충분히 갖춘 ‘거부 중심의 억제력(선제 대응)’이다.
반면에 한국의 경우, 독자적인 핵무장을 한다고 해도 즉각 가동될 수 있는 경보·정찰 자산 등을 비롯한 조기 판단-결심 및 대응체계가 구축되지 않았기에 영토와 국민이 피해를 본 다음에야 가능한 ‘보복 중심의 억제력(사후 대응)’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미국 내에서는 기존의 '대북확장억제(핵우산 정책)'만으로는 북핵에 대응하기가 제한된다며 한국의 핵무장 불가피론 또는 필요론에 공감하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민 다수가 원하는 ‘자체 핵무장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21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에서 인·태 지역에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前進) 배치해야 하며, 한·일·호주 등과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 정책 실무를 담당했던 미국의 앨리슨 후커 前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가 주최한 웨비나(Webinar-웹 세미나)에서 “최근 북-러 간 군사동맹 관계의 심화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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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성공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밖에 없으며, 김정은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한 북한이 스스로 핵무장을 해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더 많은 핵물질을 탑재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의 도시들을 조준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많을수록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떨어진다. 한국은 북한이 핵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게 어리석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앙킷 판다 선임 연구원은 한-미 간 확장억제 및 동맹 관계 전반에 대해 더 많은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러시아의 지원이 북한의 핵무기 현대화엔 도움이 되겠지만,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고, 중요한 진전을 이뤘기에 러시아에서 추가로 기술을 제공할 수 있겠지만, 재래식 전력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연감(SIPRI Yearbook)에 의하면, 북한은 올해 1월 기준으로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1년 전과 비교해 20기가 더 늘어났다고 추정했다. 특히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총 9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도 충분히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에서 작전이 가능한 핵무기 보유량(추정치)은 한국(2018)과 미국(2020)이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한 20~60기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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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그룹 싱크 탱크인 최종현 학술원이 지난 2월 5일 한국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차 여론조사 결과(응답자 1,043명)에 따르면, 한국의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은 72.8%로 지난해의 76.6%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 탱크인 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29일 발표한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지식인의 34%만이 독자적인 핵무장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에 따라 핵무장에 찬성하는 한국 지식인의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11월 美 대선에서 도널드 J.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거라는 응답률은 63.7%였으며, 2016년 당시와 같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요구 등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률도 78.2%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무엇인지?”에 대한 전제(前提)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한다고 하여 똑같은 억제력을 발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염려에서다. 미국 등은 우주 자산과 감시·경보시스템, 미사일 방어 및 요격체계, 핵 타격 플랫폼, 군수 장비 등 전략자산을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데다 전쟁지도부의 신속한 결심 및 대응시스템, 필요한 군사정보의 즉각 수집, 핵⋅미사일 요격·무력화·방호, 정밀타격 및 보복 능력을 충분히 갖춘 ‘거부 중심의 억제력(선제 대응)’이다.
반면에 한국의 경우, 독자적인 핵무장을 한다고 해도 즉각 가동될 수 있는 경보·정찰 자산 등을 비롯한 조기 판단-결심 및 대응체계가 구축되지 않았기에 영토와 국민이 피해를 본 다음에야 가능한 ‘보복 중심의 억제력(사후 대응)’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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