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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러-우 전쟁과 ‘America First’,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은?

기사승인 25-03-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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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동맹·우방국을 가리지 않고 몰아치는 ‘강압적 포비아(phobia)’는 국제관계가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정글의 법칙’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월 말 美-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시 생중계된 설전과 파국, 그리고 트럼프의 독단·감정·거래 지향적 사고에 따른 군사 지원 및 원조 중단은 국제사회를 뜨악하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오늘은 북핵 및 군사적 위기 대응 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믿는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외교·안보 기본 축에도 의문을 드리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이하 트럼프)가 강력한 패권국이자 경찰국가임을 도외시하며, ‘America First·팽창주의’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서다. 러-우 전쟁 종전 협상에서 나타난 독선·일방적인 의사 결정,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하 젤렌스키)에게 “당신은 전쟁을 끝낼 아무런 카드가 없다(You have no any card)!”며, 몰아세우는 등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도 선한 영향력을 중시하던, 약소국이 믿고 의지하던 이전의 미국이 아님은 분명해졌다.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美 대(對) 우크라이나+EU △우크라이나 대 美+러시아로 접근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신속하게 대응한 지역이 EU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곧바로 유럽 정상들과 논의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지역에 핵우산을 확장하는 방안’을 밝히며, 유럽안보에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이러니한 사실이 침략자인 러시아는 당당하지만, 정작 피해자인 우크라이나가 위기의 극단으로 몰리는 현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우크라이나·EU, 그리고 미국이 안보 위협에 대처하며, 분주한 데 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하 푸틴)은 여유롭기 짝이 없다.

이로 인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인양 착각되기도 한다. 트럼프는 정상회담·광물협정이 실패로 끝나자 곧바로 모든 군사원조를 일체 중단하는 등 강압적인 몽니를 부리며, 우크라이나가 전선에서 물러나도록 만들었다. 더욱이 위성 정보 지원을 중단하고, 가뜩이나 부족한 병력에다 전투 장비·물자 걱정까지 추가하도록 하며, 우크라이나를 굴복하기 직전까지 몰아세우고 있다. 아무리 이들의 전쟁 의지가 충만하다 해도 외부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올해는 남베트남이 패망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패망의 원인이 내부 분열과 부정부패, 과도한 대미(對美) 의존임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1991년 우크라이나가 독립했을 당시엔 구소련 때 개발·배치된 1,000여 개의 ‘전략 핵무기’가 있었다. 그러나 1994년 미·영·러시아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군사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핵무기’가 사라지면서 위기에 써먹을 ‘비장의 카드’도 없어졌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이하 이승만)은 6·25전쟁 휴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미국과 공산 측의 압박이 강력했지만, ‘반공포로 석방카드’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이하 방위조약)’을 체결했고, 한·미 동맹을 이루어냈다. 당시 아이젠하워 美 대통령은 이승만이 자신의 요구대로 휴전 협상에 찬성하지 않자 ‘이승만 제거 작전(Ever-ready Operation)’을 시도했으나, 특유의 정치·외교 전략과 석방카드로 ‘방위조약’을 체결하는 신의 한 수를 보여줬다.

폴란드 태생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前 지미 카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는 2017년 출간한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ard)’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중추 국가(pivot state)라고 표현하였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나라’라는 의미로 우크라이나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낀, 한국은 해양과 대륙세력 사이에 끼어 있어 지정학적으로 안보 불안이 상존(尙存)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상대가 버거워할 비장의 카드가 없다면, 언제든 먹잇감이 되기 마련이다. 트럼프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가 필요하다. 따라서 중·러 관계를 느슨하게 하고자 푸틴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러·우가 어떠한 형태로든지 휴전(종전)에 합의할 경우, 곧바로 인-태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기에 한반도가 강력한 폭풍권 내부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따라서 한국이 작금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으려면, 언제든 내밀 ‘비장의 카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의 고민은 과연 ‘정글의 법칙’ 즉, ‘미국의 힘에 기반한 자국 우선주의·팽창주의’에 대처할 ‘신의 한 수’가 있는 지다. 트럼프는 ‘MAGA’를 기치로 하여 젤렌스키는 독재자로, 푸틴과는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있다.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치켜세우며, “김정은과의 관계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반복한다. 그가 ‘동맹 중시 기조’에서 ‘국익 우선 기조’로 전환하면서 우방·동맹국들을 카오스에 빠뜨렸다.

불안정한 한국은 ‘트럼프 스톰’에 대응할 ‘실질적인 협상 카드’가 간절하다. 따라서 그들에게도 절실한 ‘K-조선업’,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300Mw 이하 전기를 출력하는 소형 원자로)’, 핵무장 용어를 희석한 ‘산업용 원전’ 사업 등이 왜!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관련 사업들의 추진방식은 전략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 인-태 전략엔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시비의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도 대중(對中) 전진기지로서의 가치·역할을 제시해야 하며, 지정학적 강점을 대입하는 등 구체적인 생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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