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동북아는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와  그에 따른 영향력을 염려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가장 큰 네트워크, 통신장비 공급 업체인 화웨이를 지난 5월 15일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내린 행정명령으로 상무부에 의해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화 하였다.

그동안 갈등의 쟁점이 된 화웨이의 백도어(Back door) 정보해킹 문제가 쟁점화되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동안 중국 공산당이 보조금과 관영, 공상은행 대출을 통해 IT와 그 밖의 기술 산업의 국제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미국이 주장하는 핵심 기술에 대한 합작 회사를 통한 도용, 거래 행위에 대해 미국이 오랜 기간 불균형하였던 대중 무역적자에 대한 칼을 빼어든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나아가면 미중 무역 전쟁의 양상은 그 너머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전략적인 여러 투자 부문과 미국의 달러 문제에 까지 불씨가 붙게 되면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주변 국가들은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은 아마도  중국의 관영은행이 부담하는 국가 부채의 압박까지 유념해 두는 듯하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중국의 굴기를 선보이고 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정부 지원으로 핵심 기술과 4차 산업 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랐다. 따라서 미국이 이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화웨이를 대표적 공격 대상으로 설정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정책 지원과 투자로 인해 발생한 은행 부채의 부담을 더 가중시킴으로써 중국의 속도를 제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속도제어는 나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 고율관세 부과 역시 보조금을 무너뜨리면 중국 정부 정책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국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미국의 달러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유국채 매각 카드가 있지만 미국 국채가 가지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로 인해 이 또한 최후의 카드로 남겨질 것이다. 그 외에도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중국의 매각카드로 인해 양국의 디커플링 문제도 상호 제재 수단으로 아직 남아 있다.  

따라서 현재 미중무역갈등은 경제 G2인 두 국가의 경제적 외교전으로 비화되어 주변국들에 미치는 영향으로 불씨가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화웨이의 대표적 R&D 센터가 설립되어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7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회동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상하이협력기구(SCO)정상회의에서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회동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변함없는 동맹관계를 선보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스모 경기를 관람했다. 이후 트럼프는 미중무역협상이 당분간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동시에 일본이 무역협상의 모범이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8월에 훌륭한 일이 발표될 것”이라 타결 시기를 종용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통신 부문에서 중요한 이슈가 된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미중무역갈등 이후 한국에는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이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추도식에 방문하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칼라일(Carlyle) 투자 그룹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그와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은 사실상 삼성을 화웨이의 대항마로 만들기 위한 투자 제안을 위한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에서 열린 APAC 5G 리더스 CXO 써밋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아시아 대표 줄리언 고든은 공정 경쟁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화웨이 역시 업계 1위지만 경쟁 기업임을 인정했다. 사실상 양국의 보이지 않는 러브콜이자 압박에 한국은 선택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한국은 현재 경제는 중국에, 안보는 미국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는 상태다. 또한 아직 해결되지 않는 북미핵협상도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 순위에서 조금 멀어진 채 재협상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어느 선택지를 택하건 한국 정부는 그 선택에 돌아올 여파를 대비해야 한다. 그만큼 이번 선택은 어느 쪽을 택해도 그 여파를 위한 조치에 힘쓰지 않을 경우 국내 경제와 외교, 남북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확실한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스트롱맨들로 가득 찬 동북아 국가들의 편짜기에서 앞으로의 험로는 우리나라의 동북아 국제질서 위상이 어떻게 자리매김 되는가라는 명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는 때로 어떤 선택이 옳았는가보다 그 선택을 대하는 국가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지금이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