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유치원 3법에 대한 사유재산권 침해논쟁, 자사고 재지정의 과정과 기준의 부당성논쟁, 대학의 강사법 시행으로 인한 학사운영의 파국논쟁 등 우리나라 공교육현장이 온통 벌집 쑤신 듯 혼란스럽다. 하늘이 무너져도 교육은 바로 세워야 하는데, 하늘은 온전한데 교육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국가의 미래는 누가 뭐래도 교육에 있다. 교육을 통하여 사회 전 분야도 발전하는 것이다. 교육의 수준이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하고, 교육이 그 나라의 선진화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수준급이다. 교육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기적인 압축성장을 견인햐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교육은 국가정책의 최우선 가치이자 으뜸 명제이다.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의 정점은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다. 문제는 과연 현재의 대학교육환경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제도와 교육내용을 갖추고 있으며, 세상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배출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 어떤 정치적·이념적 침해로부터도 교육의 백년대계를 지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정립이 필요하며, 그러한 고귀한 교육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교육을 자유케 해야 한다. 교육을 정부가 통제할 것이 아니라 국민(학교)에게 돌려줘야 한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논의의 적기는 이미 지났으나, 지금이라도 교육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교육만큼은 정말 어떤 경우에도 정치나 이념에 종속되어서도 안 되고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교육의 독립·자유·자주·자율이 보장되지 않고는 국가발전은 물론이고 국가 그 자체의 영구적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교육을 뒤로 제쳤을 때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 교육의 형해화·공동화는 국가와 국민에게 비극일 뿐이다.

 최근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교육부의 무리한 행정적폐와 대학의 총체적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을 보장하여 양질의 교육을 공급하는데 이바지 할 것으로 믿고 개정입법 후 상당기간 숙성시켜 시행하는 이 제도는 오히려 강사를 내쫓는 기형의 법으로 전락하였다. 그야 말로 교각살우(矯角殺牛)·소탐대실(小貪大失)의 전형적인 실패한 정책입법이다. 진정으로 보호받아야 할 강사가 교단에서 내몰리는 기현상은 분명 입법의 취지나 목적과는 정반대의 결과이다.

이 문제를 단순한 교육현장에서의 강사직군에 한정된 문제로 파악하는 것은 지나친 단견이다. 나라의 모든 정책이 다 그러하듯이 그 정책의 파장을 무시하고 직접 적용되는 분야만의 이해에 급급하여 관련법을 시행하다 보면 이해관계가 있는 인접분야에서 치명적 문제점이 노출되어 그 법을 만들지 아니함만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강사의 지위향상을 위해서는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환경의 조성이 우선되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인적 자원의 확충과 재정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우수한 강사의 전임화를 통한 신분보장을 위한 루트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국가는 큰 틀을 제공하고 지원할 뿐, 그 구체적 내부통제는 대학의 자율·자치에 맡겨야 한다. 더 이상 교육부는 대학에 대하여 군림도 통치도 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정치권의 눈치, 권력의 눈치만 보고 대학에 대해 혹독한 채찍질을 하면서 강권통치(?)를 해서는 정말 안 된다. 대학의 공기가 자유로워야 함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절대적 가치이다. 대학의 공기를 혼탁하게 하거나 인위적으로 변환시키려는 힘은 반교육적·비교육적 멸문의 길이다.

정치에 예속된 교육이 아닌, 교육의 자주·자치·자유·자율을 극대화시켜 교육이 교육답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금부터라도 교육에 대한 관점이 반듯하게 정립되어 백년대계의 교육정책을 수립·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이 그 어떤 경우에도 정치나 이념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중립적 기구를 통하여 교육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세부터 대학의 공기는 이미 자유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