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소멸증, 해법은?

입력 : 20.10.31 15:30|김정호 |댓글 0

 
김정호 박사
 
농촌마을 소멸증은 이미 경고된 예측이다.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농촌마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지역의 가임 여성(20~39세) 인구 수를 65세 이상 노인인구 수로 나눈 ‘인구소멸지수(마스다 지표)’로 분석해 보면, 전국 228개 읍면 중 84곳이 앞으로 3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촌지역에 해당하는 면 지역의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인구 감소 추세를 직감할 수 있다. 전국의 면 지역 인구는 2010년 509만 7천여 명에서 2020년 467만 8천여 명으로 줄었다. 10년 동안에 41만 9천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굳이 따지자면 인구 2만 이하의 면이 20여 곳이나 사라진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05년 농림어업총조사에서 20호 미만의 마을 수는 2048곳으로 전체 농촌마을(3만 6041곳)의 5.7%를 차지했는데, 2010년 조사에서는 8.5%, 그리고 2015년 조사에서는 3.5%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감소세 중에 2015년에는 비율이 좀 줄었는데, 이것이 일시적인 반등이었는지 올해 2020년 총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한편, 농촌인구보다 농가인구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 117만 7천여 가구에 306만 3천여 명이던 농가인구는 2019년 100만 7천여 가구에 224만 5천여 명으로 매년 9만 1천여 명씩 감소했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농촌으로 돌아오는 귀농 인구는 2019년 1만 6천여 명 수준이므로 농가인구 감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농가인구의 고령화 추세에서도 농촌마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10년 31.8%에서 2019년 46.6%로 1.5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영농을 이어받을 후계자가 없는 농가부터 소멸하고 이어 마을의 과소화(過疎化)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농촌에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첫째는 농업인을 육성하고 농업경영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 둘째는 농촌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여 소득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농촌사회의 공동체 기능을 회복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농촌마을공동체에 대해서만 좀 더 논의하고자 한다.  
 
 
경기 양평 화전(花田)마을
 
 
농촌마을은 오랫동안 혈연과 지연을 기반으로 전통사회적 요소가 많은 공동체를 형성해 왔으나, 근년의 산업화 과정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이러한 속성들이 점점 취약해지는 상황이다. 다행히 1990년대 들어 지방자치가 본격화되고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려는 정책사업이 전개되면서 최근에는 도시은퇴자를 유치하여 기존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사례도 많다. 

현재 정부지원으로 형성된 마을공동체의 종류는 정보화마을, 평화생태마을, 체험휴양마을, 자연생태우수마을, 마을기업, 희망마을 등이 있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업들도 다양한데 토속음식 개발과 식품가공사업, 전통시장 활성화사업, 농촌문화 및 자연생태 관광사업, 생활공간 개선이나 사회복지시설 확충사업 등으로 지역 특색을 살리려는 노력들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로, 전북도는 2018년부터 ‘테마가 있는 자연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마을이 보유한 자연과 문화자원을 유지하면서 마을공동체 역량을 기반으로 농촌관광 자원을 개발하여 마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업이며, 2년 동안 5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금년에 선정된 운주면 고산촌마을은 대둔산과 천등산 사이 17번 국도변에 위치하는 마을로, ‘GO 산촌야생화를 품고 있는 거님길’을 테마로 삼아 복수초 군락지 등 야생화 숲 생태길 조성과 숲속 체험장을 연계하여 힐링과 쉼이 있는 테마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란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은퇴자공동체마을’도 관심을 끈다. 은퇴자공동체마을은 농촌지역의 폐교나 빈집 등을 활용해 은퇴자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마을로, 2018년 서귀포 무릉마을에서 시범운영을 첫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 19개 시·군에 27개 마을을 운영 중이다. 평균 경쟁률이 10 대 1이나 될 정도로 은퇴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들 경험을 효과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소통의 장도 활발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4년부터 ‘행복농촌만들기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있는데, 시·군 간 또는 마을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민 주도 마을 만들기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지역발전 및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려는 취지이다.  

올해 제7회 대회에서는 충남 보령시 먹방마을이 문화·복지분야 전국 1위로 선정되었다. 먹방마을은 인근의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나, 마을주민들이 인형극단을 만들어 공연하는 문화사업과 독거노인을 위한 동거동락방 운영 등 공동체 회복을 통해 마을 발전의 기반을 다져왔다. 농촌마을공동체는 농업·농촌의 미래 비전이기도 하다. 마을공동체의 활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살기 좋은 농촌이 더 많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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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사)환경농업연구원 원장·농업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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