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과 기후변화

입력 : 22.04.18 14:50|박현욱 |댓글 1

매년 4월 18일은 이코모스의 날(the International Day for Monuments and Sites)이다. 1982년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제정하였으며, 제2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이코모스는 매년 이 행사에서 국가위원회, 국제학술위원회, 워킹그룹, 파트너 및 후원자들이 특정 주제를 탐구하기 위한 활동을 조직하고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올해 이코모스 날 주제는 ‘유산과 기후(Heritage and Climate)’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유산보존 연구를 홍보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전세계적으로 논의한다. 전세계 ICOMOS 회원들은 유산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비롯한 45개 이상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코모스의 날 행사로 2022년 제1회 이코포럼을 “유산과 기후변화(Heritage and Climate Change)” 주제로 진행하였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의 ‘기후변화와 문화유산 학술소위원회(CCHWG)’가 주관하여 3개의 주제발표가 있었으며, 첫 주제발표는 <국내‧외 기후변화 대응의 흐름과 방향>, 두 번째 발표는 <한국 문화유산 기후변화 대응정책>, 세 번째 발표는 <문화유산과 탄소배출 저감 계획 수립>의 발표 후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종말의날 빙하(The ‘Doomsday’ glacier). 사진=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 via Twitter
 

 
최근 남극 대륙에 극심한 더위가 발생했는데 일부 지역의 온도는 이맘때의 정상온도보다 20도이상 높았다고 한다. 또한 2022년 3월 15일 콘거빙붕(the Conger ice shelf)이 무너져 이탈리아 로마 크기만한 1,000㎢의 얼음이 방출되었다. 콘거빙붕의 붕괴는 남극대륙에서 붕괴된 최초의 빙붕으로 향후 다른 빙붕의 붕괴가 예상되므로 더욱 우려스럽다고 할 수 있다. 남극대륙에는 일명 종말의날 빙하(The ‘Doomsday’ glacier)라 불리는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빙하지형학자였던 프레드릭 스웨이츠(Fredrik T. Thwaites, 1883-1961) 교수의 이름을 딴 이 빙하는 약 192,000㎢의 면적으로 미국의 플로리다보다 조금 크다고 한다.
지구종말시계(The Doomsday Clock) 이야기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1947년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핵전쟁으로 인류가 사라지는 시점을 자정으로 나타내는 시계를 잡지 표지에 실었던 것을 시초로 전세계에서 진행되는 핵실험이나 핵무기 보유국들의 동향을 통해 분침을 지정하고 있다. 1947년 처음 발표시각 23시 53분(자정 7분전)에서 출발하였으며, 당초에는 핵무기 관련 사항만이 고려 대상이었으나 2007년부터 기후변화 관련 사항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23시 58분 20초(자정 100초전)로 역사상 자정에 가장 근접한 시간이며, 인류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딱 100초라고 할 수 있다.

이 거대 규모의 빙하가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녹아내리고 있다. 2021년말 미국 지구물리학 연합 연례회의(American Geophysical Union)에서 몇몇 과학자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5년 안에 이 빙하가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 빙하가 종말의날 빙하로 불리우는 이유는 그 크기의 거대함도 있지만, 무너져 내릴 경우 지구 전체의 해수면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해수면이 6.2c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 숫자인지는 1992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평균 0.46cm 상승한 것에 비한다면 정말 엄청난 해수면 상승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암울한 것은 이 종말의날 빙하가 붕괴된다면, 도미노현상에 의한 남극의 서쪽 빙상이 거의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해수면은 약 3미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100%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많은 해안도시가 물에 잠기고, 폭풍 해일 등으로 바닷물이 도시 중심부로 범람하며, 도시 파괴를 진행시킬 것이다. 수억명의 사람들이 해안도시에서 이재민이 될 것이며, 셀수 없는 해안도시와 마을들이 파괴될 것이다. 또한 그 규모를 추정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경제적 손실과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해변이 사라질 것이다.
 

 
중국 최대석불이자 세계유산인 쓰촨성 러산대불(樂山大佛, 낙산대불) 홍수 모습. 사진=중국일보
 


기후변화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효과 등의 인위적 요인과 화산폭발 등 자연적 요인을 합한 전체 자연의 평균 기후변동을 의미한다. 1980년대 남미에서 엘니뇨와 라니냐로 불린 해양의 수온변화가 폭우와 가뭄을 초래하여 페루의 찬찬유적과 나스카유적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문화유산의 기상재해는 국지적이고 일회성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오늘날 기후변화는 매년 반복되고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문화재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이슈가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들은 5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완화로 미래의 기후 변화도를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과 온실가스 흡수원을 늘이는 방안 등이 있으며, 두 번째로는 적응으로 변화된 기후변화에 최대한 적응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공학적 방법을 통해 태양복사율 관리 및 이산화탄소 제거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네 번째로는 온실가스 제한 및 억제, 다섯 번째로는 국제협약을 통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 가스의 배출을 감축하며 배출량을 줄이는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발리기후회의, 파리협정 등 국제적인 노력이 진행중이다. 국제적 노력에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크므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결국 효과적인 온실가스를 줄임으로 기후 온난화를 저지하는 방안으로 귀결된다고 하겠다.
 

 
공주 공산성(세계유산) 성벽 붕괴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내의 경우 2020년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로 안동 하회마을의 담장과 공주 공산성, 오산 독산성의 성벽이 무너지고, 아산 외암 민속마을의 섶다리가 유실되었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전국 47개의 문화유산 등에서 붕괴, 침수, 산사태 피해가 발생하였다. 2020년 8월에 기록된 강수량은 평년보다 100~200mm 많았고, 장마철 기간은 1973년 이래 최장기간 54일을 기록하였다. 이례적인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었다. 북극과 러시아 북부 동시베리아에서 이상고온으로 빙하와 눈이 녹으면서 지표가 노출되어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고, 이것이 따뜻한 공기를 쌓이게 하여 정체전선을 형성한 결과라는 것이다.
 

21세기 국제사회는 UNESCO와 ICOMOS를 중심으로 문화유산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적극 논의하기 시작하여 문화유산의 피해저감과 문화유산을 통한 기후변화 완화라는 큰 줄기의 글로벌 의제를 확립하고 정책 및 실행계획을 도출하였다. 이처럼 국외에서 문화유산의 기후변화 대응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식을 제고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우리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할까? 인류는 화석연료 소비를 즉시 중단해야 하며, 전 지구적 규모로 대기에서 CO₂를 줄여야 한다. 또한 열대우림의 파괴를 멈추고 다시 복구하여야만 한다.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나 크고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러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욱 열광해주면 된다. 전 세계가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듯이 전 세계가 기후변화 문제해결에 더욱 많은 관심과 열광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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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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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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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방탄소년단에 열광하듯.....

    2022.04.18|bandibu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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