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고정된 혼화제로는 한계…KS F 2560 개정 필요성 제기

입력 : 26.03.28 14:55|한천구 |댓글 0

일반적으로 사격은 일정 거리에 고정된 표적을 향해 총을 움직여 중앙을 맞히는 방식이다. 반대로 총이 고정된 상태에서 표적이 움직인다면 명중은 훨씬 어려워진다. 콘크리트용 화학혼화제 운용의 현실도 이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KS F 2560(콘크리트용 화학혼화제)에 따르면 혼화제는 AE제, 감수제, AE 감수제, 고성능 AE 감수제로 구분된다. 감수제와 AE 감수제에는 표준형·지연형·촉진형이, 고성능 AE 감수제에는 표준형·지연형이 각각 규정돼 있다.

이 가운데 AE제와 감수제는 기능이 비교적 명확하다. AE제는 공기량 확보를, 감수제는 물 사용량을 줄여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AE 감수제는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제품으로, 하나의 혼화제로 공기량과 유동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을 갖는다.
 
 
현존의 콘크리트용 화학 혼화제(KS F 2560). 그래픽=한천구 교수
 
  

문제는 고성능 AE 감수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폴리카본산계(PC계) 고성능 AE 감수제는 제조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공기가 일부 포함되는데, 이를 소포제로 제거한 뒤 AE제를 다시 투입해 공기량을 조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실제 레미콘 현장에서는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OPC) 외에도 고로슬래그 미분말, 플라이애시, 실리카퓸 등 다양한 광물질 혼화제가 함께 사용된다. 특히 플라이애시는 미연소 탄분이 AE제를 흡착하는 특성이 있어, 품질과 사용량에 따라 공기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하나의 고정된 고성능 AE 감수제를 여러 레미콘 업체가 각기 다른 배합 조건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혼화제는 ‘고정된 총’, 현장은 ‘움직이는 표적’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기량 조정의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선안의 콘크리트용 화학 혼화제(KS F 2560). 그래픽=한천구 교수
 

 

이에 따라 고성능 AE 감수제에서 AE 기능을 분리해 ‘고성능 감수제’로 단순화하고, 공기량은 별도의 AE제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KS 규격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아울러 현행 고성능 AE 감수제에 표준형과 지연형만 규정돼 있는 만큼, 고성능 감수제로 전환할 경우 촉진형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또 감수제와 고성능 감수제 간 성능 차이가 큰 점을 고려해 ‘중성능 감수제’ 또는 ‘준 고성능 감수제(가칭)’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실무 현장에서 이미 ‘준 PC’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이를 KS 규격 체계에 포함시켜 현실을 반영하자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KS F 2560이 오랜 기간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유지돼 온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장의 배합 조건 다양화와 공학적 발전을 반영해 규정을 정비하고, 레미콘 업체와 혼화제 생산업체 모두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입력
본점: 서울시 신반포로 23길 78-15 스마트미디어센터 (주)제이경제미디어그룹  지점:서울 서초구 잠원동 93-11 서울미디어센터
| 등록번호 : 서울 아 03492  | 청소년보호책임자 정호석 | 등록일자 : 2014.12.19  | 발행인/편집인 : 정영훈 
서울미디어센터, 보도자료 및 광고문의 : 대표전화 :02-6015-0113 FAX : 0504-039-9806  
경제포커스 뉴스 모든 콘텐츠(기사,사진,영상)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banques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