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평균 22.7개월 쉬어…77% "불안했다"

입력 : 25.03.11 15:22|정영훈 |댓글 0
쉬는 기간 길어질수록 구직의욕 잃어


청년층의 고용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들의 평균 쉬는 기간이 22.7개월에 달하며, 이들 중 77.2%가 쉬는 동안 불안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1일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2025년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에서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4년 이상 쉬는 '장기 쉬었음' 청년은 전체의 약 11%였으며,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졸업생 간 쉬었음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일자리의 경우 제조업(14%)과 숙박·음식업(12.1%) 등 소기업·소상공인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일 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컸다.
 
 
쉬는 기간 중 상태. 자료=노동부
 
 
쉬었음을 선택한 주요 사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 △교육·자기계발(35.0%)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등이 있었다. 쉬는 동안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답한 비율은 58.2%에 달했으며,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인식은 줄어들고,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증가했다.

반면, 청년들의 미래 전망에 대한 응답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응답자의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57.3%는 '향후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교육·훈련'(59.3%)과 '취업 알선·정보 제공'(54.7%)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청년들의 '쉬었음' 증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일자리 격차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대 이후 일자리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8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청년 취업자 집중 현상이 심화했다. 이는 경남 조선업 등 비수도권 제조업 침체와 수도권 지식기반산업 성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수도권 지식기반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에서 일했던 청년들 사이에서 '쉬었음'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회의 참석자들은 청년들이 일하면서 겪는 심리적 문제로 인해 '쉬었음' 상태에 빠지거나, 쉬는 동안 불안을 느끼면서 사회적으로 고립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 심리 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졸업 후 4개월 이내 조기 개입해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판 청년 취업지원 보장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국 100여 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120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졸업예정자 취업 여부와 서비스 수요를 전수 조사해 졸업 후 4개월 이상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일 경험, 직업훈련,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한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는 청년들이 쉬었음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조기에 개입하고,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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