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1.5조∼2조↓ 전망…올해 첫 감소

입력 : 26.10.04 14:43|정영훈 |댓글 0
증시 조정에 신용대출 수요 감소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처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증시 강세로 크게 늘었던 신용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은행권의 연말 대출 여력에도 다소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5000억~2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 대비 잔액이 감소하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8월에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2조6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둔화했지만 증가세는 이어졌다. 9월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신용대출이 줄면서 전체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

신용대출 감소에는 최근 증시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6월 증시 강세로 주식 투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이후 증시가 조정을 받고 박스권에 머물면서 수요가 줄었다. 추석 상여금 등 여유자금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한 것도 감소폭을 키웠다.

5대 시중은행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834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2852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잔액은 전월과 비슷했지만 신용대출 잔액은 약 1조3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감소로 은행권의 연말 총량 관리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금융당국은 8·13 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규모는 총 7조1319억원으로 기존 목표치 4조3386억원보다 약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새 목표치 1조5942억원 가운데 1조757억원을 집행해 약 5000억원의 여력이 남았다. 신한은행은 목표치 1조3964억원 중 6015억원을 집행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이 각각 1조8080억원, 1조6059억원으로 새 목표치인 1조3579억원과 1조447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목표 대비 초과 폭은 각각 33%, 11%다. 다만 은행별 자체 집계와 금융당국의 관리 기준에는 정책 유보분 등의 차이가 있다.

대출 여력이 늘었지만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KB국민은행은 연간 한도에 여유가 남아 있지만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가계부채 관리 목표가 중간에 바뀌는 등 정책 혼선으로 은행권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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