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구의 콘크리트세상] 알칼리골재반응 논란…콘크리트 안전성 우려

입력 : 26.10.30 18:06|한천구 |댓글 0

알칼리골재반응 중 알칼리실리카반응(Alkali Silica Reaction·이하 ASR)은 콘크리트의 ‘암’에 비유될 만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열화 현상이다.

ASR은 골재에 포함된 반응성 골재(비결정질 실리카 또는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실리카)가 시멘트와 외부 환경 등에 기인한 고알칼리 조건에서 수분이나 습도 등 물과 반응하면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골재 표면에 함수 비정질 물질인 알칼리실리카 겔(Alkali Silica Gel)이 생성되고, 콘크리트 내부에서 국부적인 팽창압력이 발생해 균열을 일으킨다. 결국 콘크리트의 내구연한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반응은 온도가 높을수록 촉진되고 낮을수록 지연된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콘크리트가 시공된 후 대략 10~20년 이상 경과한 시점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상은 국내 모 학회지에 실린 특집 ‘미래 도로 안전을 위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의 혁신적 도약’ 가운데 4편인 ‘열화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 개량 시기 제안’이다. 특집의 주요 내용은 별도로 있지만, 이 글에서는 중앙분리대의 결함 원인으로 ASR을 지목한 부분에 주목해 살펴보고자 한다.
 
 
 알칼리골재반응의 발생조건. 그래프=한천구 교수
 
 
조사 대상은 2000년대 초반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의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다. 실태조사 결과 전체 조사 구간의 83.0%에 해당하는 2394m가 가장 심각한 상태인 4단계로 분류됐다. 7%는 3단계로 나타났으며, 열화가 발생하지 않은 구간은 9.6%인 276m에 그쳤다. 결국 조사 구간의 90.4%인 2607m에서 ASR에 의한 균열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균열의 원인이 ASR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열화 분석을 실시했다고 하니 그 결과를 믿을 수밖에 없다. 다만 분석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담겨 있다.

“ASR은 수분 공급이 필수적이므로, 제설제로 인한 염해와 수분 집적이 잦은 중앙분리대 하부에서 먼저 발생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부로 진전된다. 생략~ 콘크리트 내부 반응성 겔의 방사형 팽창압에 의해 균열은 망상 형태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ASR에 의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 열화 4단계. 그래프=한천구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지질 및 콘크리트 재료 특성이다. 화산분출로 형성된 안산암이 주종을 이루는 일본에서는 전국적으로 ASR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여러 언론 보도와 학술논문을 통해 알려져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안전한 결정질 실리카를 포함하는 심성암계인 화강암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반응성 실리카 함유량이나 시멘트의 알칼리 함유량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ASR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학회지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앙분리대의 90.4%인 2607m에서 ASR이 발견됐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더욱이 학회지 발표 이후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학계나 언론에서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조용하다는 점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중앙분리대용 콘크리트를 생산한 레미콘 업체의 골재와 시멘트는 다른 토목·건축 구조물에도 폭넓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사용되는 재료 역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ASR이 발생하는 콘크리트 재료를 별도의 검토나 조치 없이 계속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가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의 미래 콘크리트 구조물은 어떻게 될 것인가.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근거를 통해 해당 균열이 ASR에 의한 피해인지 입증할 필요가 있다. 분석 결과 실제 ASR로 확인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 수분 공급을 피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반응성 골재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시멘트의 알칼리 함유량이 원인인지를 밝혀내고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반대로 ASR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잘못된 진단이라면 그에 합당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확한 원인 규명과 적절한 대응이 이뤄져야 우리나라 콘크리트 구조물의 미래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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