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 2억4820만원…25년 새 22배 증가

입력 : 26.11.06 23:17|정영훈 |댓글 0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 5년 새 84.9% 증가
국가채무 11.7배 증가…어린이 인구는 46.9% 감소


저출산으로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사이 국가채무는 급증하면서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가 2억50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과 비교하면 25년 사이 22.1배 늘어난 규모다.

6일 한국납세자연맹이 국가채무와 어린이 인구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0~14세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는 2억4820만원으로 집계됐다. 2000년 1122만원에서 22.1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에만 1억1394만원(84.9%) 늘었다.

국가채무 총액도 빠르게 증가했다. 2000년 111조2000억원에서 2025년 1305조2000억원으로 11.7배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6.5%에서 48.8%로 32.3%포인트 상승했다.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는 2005년 2688만원, 2010년 4915만원, 2015년 8414만원으로 증가했다. 2018년 처음 1억원을 넘어섰으며 2020년 1억3426만원, 2023년 1억9750만원, 2024년 2억1421만원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2억4820만원까지 늘었다.
 
 
자료=한국납세자연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의 연평균 증가율은 13.2%(복리)였다. 약 5년 반마다 두 배로 늘어나는 속도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13.1%로 나타났다.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국가채무 총액이 늘어난 데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000년 약 991만명이었던 0~14세 인구는 2025년 약 526만명으로 465만명(46.9%) 줄었다. 국가채무는 11.7배 늘어난 반면 어린이 인구는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1인당 국가채무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전체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같은 기간 237만원에서 2525만원으로 10.7배 증가했다.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 증가 배율인 22.1배와 비교하면 약 두 배 차이다. 이는 저출산이 국가채무의 미래세대 부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예상되는 약 63조원의 초과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국가채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호황에 따라 예상되는 약 63조원의 초과세수는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도 국가예산안은 총지출 820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26년 추가경정예산 기준 총지출보다 67조9000억원(9.0%) 증가했다. 연맹은 정부가 확장재정을 편성하면서 예상보다 더 걷히는 세금을 국가채무 감축보다 추가 지출에 우선 사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납세자연맹은 "국가채무는 돈을 쓰는 주체와 그 부담을 짊어지는 주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와 정치적 포퓰리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오늘의 채무는 내일의 세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현재 증가하는 국가채무는 미래세대의 재정적 선택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택 회장은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가 25년 사이 22.1배로 늘어났다는 것은 국가채무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래세대의 인구 기반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어린이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는 현재의 재정정책에 대해 투표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다. 투표권이 없는 미래세대에게 현재 세대가 과도한 빚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재정을 건전하고 알뜰하게 운용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불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거나 낭비하는 일은 없는지 국민이 철저히 감시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 1인당 국가채무는 국가채무 총액을 0~14세 인구로 나눈 통계적 지표다. 어린이 개인이 실제로 부담하거나 상환해야 하는 채무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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