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골재의 묘수

바둑을 둘 때, 묘안 없이 수세에 몰린 경우, 옆에 있던 고수가 한 수만 훈수하더라도 그것이 묘수가 되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열심히 바둑판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왜 그 묘수를 찾아내지 못하였을까? 실력이 문제이긴 하지만 늘 하던 일이라면 그 범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또 다른 입장인 고수의 훈수를 잘 알아듣고 묘수로 승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콘크리트용 골재는 바둑의 묘수와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 최근 골재의 절대량 부족에 저품질 골재의 남용에 대책이 없는 현실에 바둑의 묘수를 찾는 격인 혼합골재의 활용에 대하여 훈수를 두어 본다.
   
혼합골재의 규정 제안
불량골재를 사용하면 콘크리트 제조원가는 싸질지라도 품질에 결함이 있어 결국은 더 비싸지는 결과이다. 그러나 눈이 올라간 아버지와 눈이 내려간 어머니가 결혼을 하면 자식의 눈은 수평이 된다고 하던가?

너무 굵어서 문제가 되는 골재와 너무 가늘어서 문제가 되는 저렴한 골재를 서로 혼합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혼합하여 KS 규격의 표준입도 범위에 포함되는 골재라면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은 크게 향상되게 된다.

그러면 혼합하는 방법의 문제인데, 즉 서로 다른 입자를 따로따로 계량하여 믹서에 넣고 레미콘을 생산하는 것은 현행 KS 규격에 규정되어 있어 전혀 문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어떤 골재 혼합공장에서 혼합된 골재를 레미콘 공장에 반입하여 레미콘을 생산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은 현행 KS 규격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위반이다.

즉,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목표 성능을 주어주고 어느 방법이든지 간에 그 목표 성능을 달성토록 하는 성능설계 방법은 도입하지 않고 있고, 단순히 어떠어떠한 재료를 이용하여 어떠어떠하게 정해진 방법대로 제조하여야만 하는 시방설계 방법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별도로 서로 다른 입도의 골재를 계량하여 시멘트 등과 함께 믹서에서 혼합하는 것이나, 혼합된 것을 믹서에 넣고 시멘트 등과 혼합하는 것은 둘러치나 메어치나 마찬가지인데, 한 방법은 되고, 하나는 안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훈수를 하며 묘수를 알려주면 후자의 방법도 KS 규격에 합격될 수 있도록 KS 규격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레미콘 공장에서 혼합할 수 있는 골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이용 가능량의 확대 및 더 세밀한 품질 향상이 가능해지고, 아울러 양호한 골재보다 가격적으로 저렴하면서, 레미콘 공장 내 골재 취급설비도 간단해지고, 또한 일정한 골재 품질을 계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가능해져 품질관리도 우수해진다.
 

혼합골재 활용시 입도곡선 및 강도

 
사례소개
이와 같은 제안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필자의 실험실에서 연구한 사례를 소개하면 그림 2와 같은 것이다. 즉, 불량한 석산 부순 잔골재와 해사를 혼합하였더라도 두 개의 평균보다는 좋아졌지만 양호한 석산골재만큼 강도가 발휘되지는 못하므로 화력 발전소의 플라이애시를 정제 공장에서 정제할 때 버려지는 폐기물인 리젝트애시를 여기에 5% 이상 넣어주면 양호한 골재를 사용한 경우보다 더 큰 강도를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입도가 불량한 석산 부순 잔골재(CSb) △입도가 불량한 해사(SS) △혼합잔골재 CBb:SS(6:4) △혼합잔골재 CBb:SS(6:4)에 리잭트애시(Rj) 치환 △잔골재 종류 및 혼합잔골재에 Rj치환율 변화에 따른 압축강도 △잔골재 종류 및 혼합잔골재에 Rj치환율 변화에 따른 휨강도

최근의 경우 골재고갈 문제는 심각한 수준임에 양질의 골재만을 고집해서는 답이 없다. 따라서 이용 가능한 서로 반대 성격의 골재를 공장에서 사전에 몇 가지를 혼합하고 여기에 특수 기능성 폐기물까지도 혼합하여 준다면 골재의 고갈문제 및 폐기물 처리와 아울러 골재의 품질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로 골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음을 해당 기관 및 관심 있는 업체는 이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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