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 여파로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부품 수출이 5년 만에 감소하며 업계 수익성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76억6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7% 줄었다.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54억9400만 달러·11.5%↓) 이후 처음이다.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은 2021년 69억1200만 달러, 2022년 80억3000만 달러, 2023년 80억8100만 달러, 2024년 82억2000만 달러로 증가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하락 전환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물량이 줄면서 전체 자동차부품 수출도 감소 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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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동차부품 수출은 2023년 229억6300만 달러(전년 대비 1.5%↓), 2024년 225억3300만 달러(1.8%↓)로 1%대 감소율을 보이다가 2025년에는 5.9% 급감한 2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현지 부품 조달을 확대하면서 대미 수출이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수입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한국산 부품에 대해서는 한미 합의에 따라 11월 1일 자로 소급해 15%로 인하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콘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부품 소싱을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부품 현지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의 60∼70%가량이 현대차·기아 공급 물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수출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대(對)멕시코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9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멕시코 소재 한국 부품업체들이 국내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재가공한 뒤 미국으로 수출해왔으나, 미국의 고율 관세 영향으로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미 수출 부진은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12월 결산 자동차부품 상장사 100곳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74조7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8166억원으로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률은 4.3%에서 3.8%로 0.5%포인트 하락했고, 적자 기업은 14개 사에서 16개 사로 늘었다. 이는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1차 부품사 80곳과 2차 부품사 2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4차 협력업체 등 비상장사의 경우 기업 규모와 자본 여력이 작은 만큼 수익성 악화 폭이 더 컸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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