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가계대출, 8일 만에 2조 5000억 급증···부동산·증시로 이동

입력 : 24.08.11 10:04|정영훈 |댓글 0

8월들어 5대 은행에서만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3조원 넘게 줄었고, 가계대출은 2조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시중의 돈이 대거 이동하는 분위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개인 요구불예금은 8일 현재 모두 358조9219억원으로 7월 말(362조1979억원)과 비교해 불과 8일 사이 3조2760억원 급감했다. 

요구불예금은 아직 뚜렷한 용도나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기 중인 시중자금으로, 최근 빠진 예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8.77%나 떨어진 이른바 '블랙 먼데이' 당시 하루 만에 2조366억원의 요구불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가계대출도 폭증세다.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금리를 올려도,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 열기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2천130억원으로, 7월 말(715조7천383억원) 이후 8일간 2조4천747억원 더 불었다. 가계대출을 옥죄기 위해 은행들이 잇따리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 달아오르고 있는 투자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주택매매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조6404억원 늘어난 데다, 신용대출까지 8288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으로 나눠보면, 마이너스통장의 증가 폭(5천874억원)이 더 크다.

이렇게 불어난 신용대출은 최근 폭락 장과 관계가 있다. 블랙 먼데이 당일 5대 은행의 신용대출(108조3933억원)은 지난달 말(102조668억원)보다 5조7865억원 증가했다.

특히 같은 날 4031억원 늘어난 마이너스통장 잔액(39조6666억원)은 8일 현재까지 비슷한 규모(39조6678억원)를 유지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다시 급락 등 투자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주식 시장 주변으로는 계속 돈이 흘러드는 추세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의 경우 블랙 먼데이 하루에만 5조6천197억원(53조8천679억원→59조4천876억원)이 증가했다.

이후 다소 줄었지만, 8일 현재(55조1천217억원) 여전히 7월 말(54조2천994억원)보다 8천223억원 많은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개인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 4천382억원, 1천617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이나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서 연 4%대 수준의 대출금리는 투자자나 대출자들에게 큰 제약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대출금리 인상에도 지금 추세대로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취급 제한이나 한도 축소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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