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반도체 등 첨단산업 보조금만 수십조…한국은 0원

입력 : 24.10.07 09:59|정영훈 |댓글 0
한경협, 주요국 지원정책 비교


첨단전략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7일 ‘주요국 첨단 산업별 대표 기업 지원 정책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중국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한국의 정책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한화 약 11조 4400억원)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2023년부터 반도체 대표 기업 SMIC에 2억7000만달러(약 3600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정부가 대주주(지분비율 30% 이상)로서 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일본도 반도체 산업 재부흥을 목적으로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 설립에 63억달러(약 8조5000억원)가 넘는 보조금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추가 지원방안까지 고려 중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각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북미에서 생산된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며 이차전지 생산을 자국으로 유도한다. 

중국 정부의 이차전지 산업 지원은 1990년 제8차 5개년 계획에서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에 2011년 설립 당시부터 최근까지 각종 지원을 하고 있으며, 보조금 지급 범위를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로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도요타에 보조금 8억5000만달러를 지급하며 이차전지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반도체 산업에 이어 이차전지 산업에도 보조금 지급 정책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며 한국 주요 생산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2022년 23.7%, 2023년 23.1%로 불과 2년 만에 7.1%p 하락했다.

한국은 현재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OLED 부문에서 중국 대비 미세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중국의 대규모 보조금과 투자 앞에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2023년에 중국 대표 LCD 및 OLED 생산업체인 BOE에 4억20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토지·건물 무상 제공과 지방정부 출자와 같은 지원주까지 제공 중이다.

한경협은 생산 기반의 국내 유치와 연구개발 등을 위해 미국이 시행 중인 ‘직접 환급(Direct Pay)제도’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직접 환급제도는 기업이 납부할 세금보다 공제액이 더 크거나 납부할 세금 자체가 없는 적자인 경우, 그 차액 또는 공제액 전체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급격한 기술발전과 공급망 재편으로 선제적·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첨단산업 투자는 안보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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