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3곳 중 2곳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영 위험"

입력 : 24.10.17 16:24|정영훈 |댓글 0
환율변동·경제지연 문제
기업 57% 긴축경영 고려


미·중 갈등, 러우 전쟁에 중동 분쟁까지 끊이지 않는 지정학 리스크에 수출기업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수출제조업 4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영향과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중갈등·러우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경영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일시적 위험으로 인식한 기업이 39.5%였고, 사업 경쟁력 저하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23.7%, 사업 존속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3.1%였다.

반면 큰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32.6%였고, 반사이익(0.7%)이나 새로운 기회 요인(0.4%)을 기대하는 기업은 소수였다.
 
 
사진=부산항만공사
 
 
‘경영 위험’으로 인식한 기업들이 겪는 피해 유형(복수 응답)은 환율 변동과 결제 지연 등 금융 리스크가 43.1%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물류 차질 및 물류비 증가(37.3%), 해외시장 접근 제한 및 매출 감소(32.9%), 에너지와 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30.5%),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24.1%), 현지 사업 중단 및 투자 감소(8.1%) 순이었다.

주요 교역국별로 피해유형을 살펴보면, 중국 교역기업의 경우 ‘해외시장 접근 제한 및 매출 감소’가 30.0%로 가장 많았다. 미중 갈등으로 대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 대상 수출기업은 환율 변동, 결제 지연 등 금융 리스크 피해(미국 30.2%, 러시아 54.5%)가 가장 많았다. 특히 러·우 전쟁 발발 당시 해당국과 거래하고 있던 기업들의 수출 대금 결제가 지연되거나 금융제재로 외화 송금이 중단되는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서 유럽연합(EU) 및 중동으로 수출입하는 기업들은 '물류 차질 및 물류비 증가'를 피해유형으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EU 32.5%, 중동 38.0%). 해당 기업들의 경우 중동전쟁 이후 홍해운항을 중단하고 남아프리카로 우회 운항을 시작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의 40.2%가 지금 수준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22.5%를 차지해 지금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7.8%)보다 많았다.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기업 차원의 대응 전략(복수응답)을 묻자 수출기업의 57.8%는 '비용 절감 및 운영효율성 강화'를 꼽았다. 이어 대체 시장 개척 및 사업 다각화(52.1%), 공급망 다변화 및 현지 조달 강화(37.3%), 환차손 등 금융 리스크 관리(26.7%) 등의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유가·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본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바우처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민관 협력을 통해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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