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품수출 의존도 G20 중 1위…"서비스·본원소득수지 개선해야"

입력 : 25.07.09 14:39|정영훈 |댓글 0

한국 경제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상품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강화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대외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출 구조를 상품 중심에서 서비스와 해외투자로 다각화하는 경상수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G20 상품수출 의존도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수출 비중은 37.6%로 G20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을 크게 웃돌며, G20 평균(16.5%)의 2배 이상이다.

상품 수출 의존도의 증가 폭도 가파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후 30년간 한국의 상품 수출 의존도는 1995년 21.1%에서 2023년 37.6%로 16.5%p 증가하며 약 1.8배 높아졌다. G20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큰 증가 폭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WTO 체제 아래 상품 수출이 1995년 1251억 달러에서 2023년 6436억 달러로 5배 느는 등 역동성 있게 성장해 왔다"면서도 "상품수지에 기댄 양적 성장 이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주은승
 
 
해법으로는 ‘경상수지 체질 개선’을 제시됐다. 경상수지는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되는데, 관세정책의 타깃이 되는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995년 이후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1998~1999년 2년간의 흑자를 제외하면 만성적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1995년 13억9000만달러이던 적자규모가 2023년 268억2000만달러까지 증가해 19배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G20국가 중 6번째로 서비스수지 적자규모가 컸다.

보고서는 안정적 외화 수입원으로서 ‘본원소득수지’ 확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수취 임금, 해외 투자소득 및 이자 배당과 같이 생산요소를 제공하고 받는 소득거래를 말한다. 한국의 본원소득수지는 2000년대 이후 해외투자가 본격화하고 순대외자산이 축적되면서 2010년대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로 전환됐다. 다만 GDP 대비 본원소득 비중은 4%로 경제 규모에 비해 취약하며 일본(9.8%), 독일(9.7%) 등과 비교해도 미흡한 수준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2023년 24.3%)은 상품수출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며 “영국과 일본의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강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조업 강국으로 불리던 영국은 금융, 문화 산업 육성을 통해 견고한 서비스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WTO 출범 후 30년간 영국의 서비스수지 흑자 규모는 16배 증가했으며, 2023년 기준 G20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무역 흑자에 의존하는 ‘수출 대국’에서 투자수익 확보를 목표로 하는 ‘투자 대국’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해외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2023년 기준 일본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2591억 달러로 G20국 중 가장 높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상품수출의 선전이 관세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등 국제질서의 변화 가운데 제품수출에 기댄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서비스·본원소득수지 공략을 위해 K-푸드·K-컬처의 산업화, 지식재산권 수출전략화, 전략적 해외투자를 위한 제도개편 등 다각적 노력을 통해 소프트머니 창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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