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입물가 1.7% 상승…국제유가 급등에 4개월 만에 상승 전환

입력 : 26.10.16 11:28|정영훈 |댓글 0
원·달러 환율 하락에 수출물가 0.8%↓…두 달 연속 하락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수입물가가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지만 원유를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 부담이 커졌다. 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물량과 수출금액이 크게 늘면서 교역 여건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9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59.37(2020년=100)로 전월보다 1.7%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5월 0.2% 오른 뒤 6월(-4.2%), 7월(-1.0%), 8월(-2.2%) 연속 하락했지만 9월 다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7.6% 높아졌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국제유가였다. 9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13.71달러로 8월 88.75달러보다 28.1% 급등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62.4%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가격은 전월 대비 21.6%, 전년 동월 대비 54.4% 올랐다.

원유 가격 상승은 다른 원재료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재료 물가는 광산품 가격이 10.8% 오르면서 전월보다 9.6%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9.3% 높아졌다.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2.8%) 등의 가격 하락으로 1.7% 내렸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제트유(14.1%), 벙커C유(5.6%) 등을 중심으로 1.5%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2.4%, 2.3% 하락했다.
 
 
9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59.37로 전월 대비 1.7% 상승한 반면, 수출물가지수는 182.29로 0.8% 하락했다. 그래픽=정호석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9월 원·달러 환율은 월평균 1359.0원으로 8월 1406.3원보다 3.4% 하락했다. 하지만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4.9% 상승해 원화 기준 상승률의 세 배에 가까웠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지난 7월 상승 전환한 뒤 8월 3.5%, 9월 4.9%로 오름폭을 확대했다.

9월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8% 하락해 8월(-3.5%)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8.5%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이 전월 대비 3.4% 하락하면서 운송장비(-3.2%),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8%) 등 주요 품목 가격이 내렸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2.6% 상승했다. D램 수출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1.2% 하락했지만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2.3% 올랐다.

수출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0.9% 상승하며 1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108.3%, 석탄 및 석유제품이 78.2% 상승한 가운데 D램과 플래시메모리 가격도 각각 239.5%, 235.9% 급등했다.

9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1% 상승했다. 2010년 1월(42.0%) 이후 1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와 컴퓨터기억장치, 이동전화기 등이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량이 46.6% 늘었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포함된 기계 및 장비 수출물량도 11.3%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각각 11.1%, 26.9% 올랐다.

수출가격 상승폭이 수입가격을 웃돌면서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9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4% 상승했다. 수출가격 상승률(43.2%)이 수입가격 상승률(14.2%)을 웃돈 결과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가격 오름폭이 커지면서 상승률은 8월(27.1%)보다 둔화됐다. 수출물량 증가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7% 상승해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은행은 10월 중순까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9월보다 낮아진 점을 들어 10월 수입물가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어 향후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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