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 여파에 제조업 체감경기 74…17분기째 기준치 밑돌아

입력 : 25.09.28 11:54|정영훈 |댓글 0

대미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체감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기업들의 부정적 전망이 두드러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기업 2275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보다 7p,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11p 하락하며 74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올 들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회복 기회가 보였으나 BSI 지수가 다시 꺾이면서 결과적으로 2021년 3분기 이후 17분기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 이하를 기록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지난 분기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품목별 관세 부과와 추가 부과 예고로 수출기업(-13p)의 전망치가 내수기업(-5p)보다 낙폭이 컸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자동차(60)는 9월부터 일본·EU산보다 높은 25%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며 전분기 대비 16p 하락했다.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비금속광물(56), 철강(63), 석유화학(63) 업종도 모두 70선 이하를 기록했다. 미국은 수입 철강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구조개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2분기 전망치가 각각 113, 109로 기준치를 상회했던 화장품과 제약·바이오 업종도 1분기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화장품(69)은 미국의 소액소포 면세 혜택 폐지와 수출 둔화로 전망치가 가장 큰 폭(-44p)으로 떨어졌다. 제약·바이오(87)는 미국의 고율 관세 예고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정적 전망으로 전환됐다.

반도체(98)와 식품(98)이 가장 선방한 업종이었다. 반도체는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견조한 수요를 기반으로 기준치에 근접했고, 식품은 명절 특수와 K-푸드 수출 호조로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역별로도 전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동차 부품과 섬유산업 관세 부담으로 대구(60), 철강·전자 업종 비중이 큰 경북(68), 기계 업종 비중이 높은 부산(66) 모두 70선 이하를 기록했다. 3대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전남(60), 충남(71), 울산(74)도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일제히 지수가 하락했다. 강원(65)은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경남(78)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조선 및 기자재 업종이 어려움을 겪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부진한 내수를 수출 회복세가 뒷받침해 왔으나 최근 미국의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대미 수출 기업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여건까지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대외 악재에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을 비롯한 규제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지원책을 확대해 대외충격을 버틸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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