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1.8% 성장…반도체·설비투자 힘입어 5년 만에 최고

입력 : 26.06.09 09:55|정영훈 |댓글 0
수출 5.9%·설비투자 6.6% 증가
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6963달러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기업 투자 확대에 힘입어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은 전 분기 대비 1.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1.7%)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된 수치로, 2020년 3분기(2.3%)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를 기록한 뒤 2분기 0.6%, 3분기 1.4%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4분기 -0.1%로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1분기 큰 폭으로 반등하며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출은 전 분기 대비 5.9% 증가해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도 기계·장비와 자동차 수요 증가 영향으로 3.9% 늘었다.
 
 
그래픽=정호석 기자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6.6% 증가해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건축과 토목 부문 개선으로 1.4%, 민간소비는 의류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0.6% 각각 늘었다. 반면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0.4% 감소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1.1%p, 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 등 내수가 0.7%p 각각 성장에 기여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9% 성장했다. 특히 ICT 제조업은 15.4% 급증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비ICT 제조업은 0.9%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회복에 힘입어 0.6% 증가했다.

명목 경제지표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5%로 1976년 1분기 이후 약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17.1%로 3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1.0% 증가해 역시 5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질 GNI 증가율은 9.2%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보다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 수익성 개선이 명목 성장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 개선이 투자 확대와 세수 증가로 이어질 경우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총저축률은 41.7%로 전 분기보다 5.7%p 상승해 1988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2025년 1인당 GNI는 3만6963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김화용 한국은행 국민소득부장은 "1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상향 조정되면서 연간 성장률도 같은 폭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8월 경제전망에서 변화된 여건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난 5월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아울러 2024년 GDP 성장률을 2.0%에서 2.2%로, 2025년 성장률은 1.0%에서 1.1%로 각각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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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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