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출 245.6% 급증했지만…상위 5개사에 92.3% 집중

입력 : 26.08.17 11:42|정영훈 |댓글 0

올해 상반기 제주 수출이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출 증가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규모 기업의 수출이 감소하고 신규 수출기업보다 수출을 중단한 기업이 많아 수출 저변 확대가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가 제주 수출기업 142개사의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제주 수출은 통관 기준 4억4231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45.6% 증가했다. 역대 상반기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이다.

문제는 수출 증가가 특정 기업에 편중됐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 상위 5개사가 전체 수출의 92.3%를 차지했으며, 1위 기업 한 곳의 비중만 76.5%에 달했다.

상위 5개사를 제외한 137개사의 수출액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20.4% 감소했다. 제주 전체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대다수 수출기업은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그래픽=정호석
 
 
상위 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는 최근에도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5개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수출 비중은 2023년 상반기 26.1%에서 올해 상반기 7.7%로 낮아졌다.

중간 규모 기업의 성장세도 부진했다. 수출액 10만~100만 달러 기업의 중위 증감률은 -14.4%, 100만~1000만 달러 기업은 -4.9%를 기록했다. 해당 구간에 속한 44개사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대규모 수출기업과 중소 수출기업 간 격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수출 규모가 한 단계 성장한 기업과 후퇴한 기업의 수도 비슷했다. 142개사 가운데 전년보다 상위 수출 구간으로 이동한 기업은 35개사였으며, 하위 구간으로 내려간 기업은 36개사였다.

수출기업의 진입과 이탈에서도 불안정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실적이 없었지만 올해 새롭게 수출한 기업은 20개사인 반면, 지난해 수출실적이 있었으나 올해 수출을 중단한 기업은 22개사로 더 많았다.

최근 4개년 상반기 모두 수출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68개사로 전체 분석 대상의 47.9%에 그쳤다. 제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는 제주 수출의 외형적 성장을 지역 수출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려면 중간 규모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기존 수출기업의 지속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해외인증 취득과 신규 바이어 발굴, 해외 유통망 진입 등을 지원하고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품목과 시장을 발굴해 수출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동욱 한국무역협회 제주지부장은 “올해 제주 수출이 역대 상반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제는 이러한 성과를 더 많은 제주기업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전시회 제주관 조성, 전문무역상사 매칭 수출상담회, AI 세미나 등을 통해 제주기업의 수출 성장사다리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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