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5년 국가채무, GDP의 1.5배…고령화·성장 둔화에 재정 압박

입력 : 25.09.03 15:13|정영훈 |댓글 0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고갈 전망


올해 태어난 아이가 마흔 살이 되었을 때,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173%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올해 국가채무비율(49.1%)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나는 수준이다. 40년 후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도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생과 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 주력산업 침체 등 현재의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폭증하는 사회복지 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국제금리 상승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2065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현재 제도와 정책이 변동 없이 유지될 경우 기준 시나리오(인구 중위·성장 중립)에서 2065년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156.3%로 추산됐다. 올해(49.1%)와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한, 인구·거시경제 변수에 따른 5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성장 낙관 시 133.0%, 성장 비관 시 173.4%, 인구 고위 시 144.7%, 인구 저위 시 169.6%까지 국가채무비율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번 전망은 “40년 후 국가채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닌, 구조개혁이 없을 경우 재정위험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국 재정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래픽=주은승
 
 
장기 재정 악화는 총수입과 총지출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기준 시나리오에서 GDP 대비 총수입은 2025년 24.2%에서 2065년 24.1%로 사실상 정체되는 반면, 총지출은 같은 기간 26.5%에서 34.7%로 급증하며 특히 의무지출은 13.7%에서 23.3%로 확대된다. 관리재정수지는 -4.2%에서 -5.9%로, 통합재정수지는 -2.3%에서 -10.6%로 악화될 전망이다.

사회보험 재정도 지속가능성을 잃어간다. 국민연금은 2048년 적자로 전환되고 2064년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2065년 GDP 대비 -0.69%, -0.15% 적자를 기록하고, 건강보험은 2033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30년에 준비금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반면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2065년까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가 장기간 누적될 경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채가 늘어나면 정부 정책 대응 여력이 축소되고, 미래 세대의 조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또한 OECD는 구조개혁과 고령자·여성·청년 고용 확대, 이민 증가, 정년 연장 등이 병행될 경우 장기적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지출 구조조정과 정책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재량지출을 15% 줄이면 2065년 채무비율은 138.6%로 기준 대비 17.7%p 낮아지고, 의무지출을 15% 줄이면 105.4%까지 낮아져 50.9%p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정부는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4대 축을 제시했다. △AI 전환과 초혁신 아이템 투자로 성장률 견인 △세제 개편으로 안정적 세입 기반 마련 △저성과·중복 사업 구조조정 및 의무지출 제도 개선 △국민연금·직역연금·건보·요양보험 등 사회보험 개혁 등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전망은 제도 변화가 없다는 가정의 기계적 추계”라며 “정책 변화에 따라 실제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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