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10곳 중 8곳, "피지컬 AI 도입·예정"

입력 : 26.08.20 18:32|정영훈 |댓글 0

국내 대형 제조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이미 도입했거나 향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피지컬 AI가 생산성 향상과 인력 운용의 어려움 해소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일자리 감소와 투자 부담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종사자 500인 이상 제조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피지컬 AI 도입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이나 자동화 설비 등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해 자율주행차, 드론, 무인운반차(AGV), 자율이동로봇(AMR) 등이 대표적이다.

조사에서 피지컬 AI를 현재 도입했거나 향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84.0%에 달했다. 현재 도입한 기업은 47.0%였으며, 이 가운데 전 공정 또는 전 부서에 적용한 기업은 4.0%, 일부 공정이나 부서에 적용한 기업은 43.0%였다. 아직 도입하지 않았지만 향후 도입할 계획이라는 기업은 37.0%로 집계됐다.
 
 
그래프=정호석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일수록 도입 의향이 높았다. 종사자 1000인 이상 기업의 도입·도입 예정 비율은 88.5%로, 500인 이상~1000인 미만 기업의 68.2%보다 높았다.

현재 피지컬 AI를 활용하는 기업에서는 AGV·AMR형이 6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율주행차형은 31.9%, 휴머노이드형은 29.8%, 드론형은 4.3%였다.

향후 도입을 계획한 기업의 관심 분야는 달랐다. 휴머노이드형이 64.9%로 가장 많았고, 자율주행차형 37.8%, AGV·AMR형 35.1%, 드론형 8.1% 순이었다. 향후 제조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현재 도입 기업의 활용 분야는 조립·제작 공정이 66.0%로 가장 많았다. 물류·운송 및 창고 관리가 57.4%로 뒤를 이었으며, 제품 설계·개발 17.0%, 품질 진단 14.9%, 안전 관리 10.6%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었다.

피지컬 AI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84개 기업이 꼽은 기대 효과는 생산성 및 실적 향상이 45.2%로 가장 많았다. 구인난 등 인력 운용 어려움 해소가 26.2%, 산업재해 예방 및 사고 위험 감소가 22.6%로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피지컬 AI 도입 시 생산성이 평균 31.9%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고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피지컬 AI 확산으로 일자리 대체 효과가 신규 일자리 창출보다 커 전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이 61.9%로 가장 많았다.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4.5%, 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3.6%였다.

도입 과정에서 예상되는 가장 큰 걸림돌로는 기술적 불안정성과 시스템 불안에 따른 위험이 34.5%로 꼽혔다.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31.0%, 노조·근로자의 도입 반대 27.4%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피지컬 AI가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하락 등 국가경제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높았다. 국가경제 문제 해결에 미칠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답한 기업은 79.8%에 달했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피지컬 AI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여 기업이나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 대비 수익 불확실성과 노사 갈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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