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대아세안 수출이 11.9% 늘어나며 역대 8월 최대치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미·대중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아세안이 수출 감소분을 보완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대아세안 수출액은 108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 늘어난 수치로, 3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8월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반면 같은 기간 대미 수출은 미국의 추가 관세 여파로 12.0% 줄었고, 대중 수출도 2.9% 감소했다.
특히 아세안 수출은 지난달 대미 수출을 넘어선 데 이어 두 달 연속 우위를 이어갔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재현된 흐름이다. 올해 2월과 3월에는 대중 수출을 잇따라 추월하며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수출 확대를 주도했다. 8월 대아세안 반도체 수출은 27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 급증,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산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359.9%)과 이차전지(23.9%)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으며, K-푸드·화장품 등 소비재 역시 한류 열풍을 타고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세안이 앞으로 한국 수출의 차세대 핵심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탈중국 공급망 재편, 젊은 인구층 확대, 디지털 경제 성장세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중국과의 경쟁 심화는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2021~2024년 아세안 5개국의 대중국 수입 증가율(6%)은 한국(0.1%)을 크게 앞질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근 아세안 시장은 일본의 퇴보, 중국의 약진, 한국의 선전이라는 구도로 정리된다”며 “아세안은 한국에 여전히 생산기지 성격이 강하지만, 중국과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세우고 한류를 활용한 소비재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훈 기자 banque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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