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이 ‘12·3 비상계엄 사태(이하 사태)’로 인한 후폭풍에 힘겨워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가담한 주요 직위자(지휘관)들의 직무가 정지(구속)되면서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을 비롯한 각급 제대가 직무대행 체계로 운영되다 보니 기본적인 군사훈련마저 대부분 취소됐고,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육군참모총장 직무대행은 제2작전사령관이, 수도방위·특수전·방첩사령관도 직무대행 체계로 운영되는 등 대다수 직위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과 겹치며, 대북(對北) 군사대비태세에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사시 북한 지역으로 신속히 진격하게 되어있는 제7 기동군단 예하 부대의 훈련이 중단됐다. 수도기계화사단·제8기동사단·제7포병여단 등이 참가하는 ‘대침투 종합훈련’이 2~5일이었으나, 지난 4일 전격 취소됐다. 제8기동사단 예하 전차대대의 ‘육군 국제과정 지원 전투사격’, 제11 기동사단·2 신속 대응사단·56사단 예하 부대의 ‘개인화기 사격훈련’, 제55 향토사단 예하 부대의 ‘40km 전술 행군’ 등도 취소됐다.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인 미사일 전략사령부 예하 부대의 지난 3~4일 철야훈련은 진행 중에 전격 중단됐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 20일 한·미연합군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차 방한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 사령관에게 “軍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휘 체계에 따라 강력한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각급 제대가 대북 경계태세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軍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며, 훈련이 중단된 문제는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안보정세의 흐름과 국가방위(안보)의 중대·심각성을 고려할 때 軍의 조속한 정상화가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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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의 자괴감과 사기 저하·정신적 스트레스 심화, 정예요원들의 군복에 대한 환멸 현상이 커지고 있는 작금이다. 주요 직위자의 직무대행 체계가 길어질수록 국가 방위체계 확립에 상당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자명하다. 하루빨리 이를 수습 및 극복하는데 필요한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최근의 북한 동향과 러-북 간 밀착이 심상치 않은 데 더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음이 걱정스럽다. 美 공화당 측 인사들의 뉘앙스에서 부정적이지 않던 ‘한국의 독자 핵무장’에 관한 언급 자체가 아예 사라졌음은 더 우려스럽다.
북한은 지난해 ‘적대적 2 국가론’을 선언한 이후 올해 초 감시초소(GP)를 복원했고, 전선 지역에선 ‘요새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군사분계선(이하 MDL) 북쪽의 북방한계선 일대 4개 지역(서부 2·중부 1·동부 1)엔 10km에 달하는 방벽을 구축했고, 지난 23일엔 40여 km엔 전류가 흐르는 3중 철책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철책 세우는데 드는 비용이 막대하기에 휴전선 155마일(248㎞) 지역 전체에 철책과 방벽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다”며, “철책 등을 설치하지 않은 곳은 폐쇄회로(CCTV) 등으로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美 북한 전문매체(NK뉴스)는 지난 24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공개하며 확인된 사실을 뒤늦게 보도하며, “북한이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실시한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에 옵서버로 참관했고,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가속화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10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규모 전투병력을 파병하고 있고, 재래식 무기·탄약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美 국무·국방부는 “북한군 사상자는 가벼운 부상부터 전사까지 수백 명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며, “북한군은 전투 경험이 없기에 전투로 단련된 우크라이나군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美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이 기존의 무기 공장 200곳을 완전히 가동해 러시아에 신속하게 무기를 공급하고, 첨단 군사 기술과 현금 및 석유까지 받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추가로 동해안의 화성-11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생산시설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은 러시아제 드론의 재고가 급격히 줄고 있기에 러시아제 드론을 개량해 다시 수출하는 등을 통해 빠르게 고갈되는 재고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북의 밀착이 심화하며 군사적 안보위기가 가중되는 와중에 발생한 이번 사태의 후유증은 생각 이상으로 오래갈 경우가 염려스럽다. 이러한 염려를 차단 및 극복하는 시기·정도에 따라 대북 군사대비태세의 허점도 보완될 것이다. 軍의 혼란과 군사대비태세에 허점을 빠르게 해소하려면, 국방부 장관과 주요 직위자를 정상적으로 임명해 올바른 지휘·통제체계를 갖춰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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