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전선에 1만 1,000여 명을 파병한 데 이어 최근 3,000여 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병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내부 동요를 예방하고, 군심(軍心)을 결속하고자 정치·사상 무장을 강조하고 있으며, 3차 파병까지 예상된다.
26일 복수의 정보 소식통에 의하면, “올해 1~2월 어간에 북한군 1,000~3,000여 명 규모가 러시아 측의 화물선과 군용기로 쿠르스크 전선에 새롭게 배치됐다”며, “1차 파병 때 없던 기계화 보병, 공병, 전자정찰 병과가 추가로 포함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총국(HUR) 대변인도 지난 2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북한군의 파병 규모는 1만 1,000여 명이었지만, 4,00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며, “북한군이 1월 중순부터 약 3주 정도 전선에서 사라졌지만, 2월 7일경부터 쿠르스크 전장에 다시 배치돼 전투에 가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교리 측면에서 전투 병력의 20~30%가 피해를 보면, 정상적인 전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한다. 즉, 파병된 북한군이 추가적인 병력 보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기는 어려웠기에 추가로 파병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러 간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주도권의 고삐를 더 움켜줘야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더 요구했을 가능성도 무시하긴 어렵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대(對)러 지분’을 키우고, 반대급부를 더 받아내야 하는 처지이기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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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함에도 대규모 병력의 파병 기간이 겨우 3주 어간에 마무리됐다는 측면에서 전투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1차 파병 때는 8월 초에 준비해 10월 러시아 현지에서 수 주간 적응 훈련을 진행했고, 11월 초가 돼서야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됐다. 그러나 이번엔 이러한 준비과정은 없이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장(battle-field) 적응 및 러시아군과의 연합작전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7일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북한군을 배치했다”며, “러시아·북한군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북한군이 투입을 재개한 파병 시점과 그가 발표한 사망자 발표 시기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김일성정치대학’, 25일엔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정치대학’은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정치장교 양성기관이고,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는 육군 지휘관 양성기관으로서 6·25 전쟁 시 사망한 인민군 최초의 총참모장(강건) 이름을 따 설립한 이래 2023년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로 개칭됐다.
김정은은 현지 지도 간 “당의 군대, 인민의 군대로서 정치사상·정신 도덕적 우월성을 고수 및 강화해야 한다”며, “군대를 군사 기술적으로 무장시키기에 앞서 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것이 軍 건설에서의 중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우리 군대의 건설 방향은 변함없이 우선 철저한 정치사상 강군화(强軍化), 도덕 강군화를 앞세우고 전투 대오를 부단히 정간(楨幹)화하며, 그다음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군사기술장비 고도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민군 당 위원회와 군사 교육기관 정책지도 부서들이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원만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서 “모든 학생이 현대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전 경험들을 우리식으로 소화 습득해야 하고, 급속도로 선진화되는 무기와 전투기술 기재들에 정통하며, 현대전에 상응한 지휘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러시아 파병과 전투 상황에서 불거진 실전 경험이 부족한 현실과 전장에서의 군심(軍心) 이탈 등에 관한 문제를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파병과 건설 현장 동원을 “젊은 군인들이 자연스럽게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다 보니 군내 사상을 강조하고 있는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양성기관 현지 지도는 파병군 내부의 일탈에 대비하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러시아군이 파병 북한군 전사자의 시신을 인계하려고 하지만, 아직 거부하고 있다. 이는 사상자 처리 및 보상 방안이 충분치 않다는 방증일 수 있으며, 파병 가족들에 전사증(戰死證)과 TV·식료품을 선물하는 등 임시방편식의 회유 정황들도 나타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사실을 더는 숨기기 어려워졌기에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파병을 합리화하는 논리 개발에 착수했다고 분석한다. 또한, “사상 무장을 부각함은 장마당(MZ) 세대인 파병 장병이 부모세대와 달리 충성도가 낮다고 봐 당 중심 체제로 결속하기 위해서다”, “미·러 종전 협상이 어떠한 형태로 마무리되든 북한의 책동에 대비함과 동시에 심도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규모 파병이 오히려 체제 불안 및 내부 혼란의 부메랑이 될 수 있기에 우리도 북한 내부의 민심 동요에 따른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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