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각종 미사일 도발 책동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방사포 위협은 날로 확장되고 있지만, ‘한국형 3축 체계’의 첫 번째 축인 ‘킬체인(Kill-chain)’을 조기 구축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무기체계의 신속한 전력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국방 R&D의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 전장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한국형 3축 체계’에 6조 625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보고했다
킬체인의 핵심 전력인 스텔스 전투기(F-35A) 2차 구매(20대)를 비롯한 사업과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 Ⅱ) 개발, 중고도 무인 항공기 양산 등의 사업이 포함됐다. 여기에 軍 정찰위성(425 위성) 사업의 4·5호기 발사와 軍 위성통신 체계-Ⅱ를 전력화하는 등 통신체계 개발 등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내면은 북한의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가 제한되는 데다 수사적인 의미가 크기에 현실과의 괴리를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
킬체인은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군과 연합군이 이라크군의 스커드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차량(TEL)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스커드 사냥작전(Scud Hunting)’의 30분 작전 개념을 한국군에서 벤치마킹하며 시작됐다.
북한이 2012년 4월 개정한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화성-13형 미사일을 공개하자 우리 軍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킬체인 구축이 시작됐다. 그러나 킬체인은 전면전(全面戰)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하기에 적 위협 변화를 정확하게 식별해야 하고, 즉각 결심할 수 있는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이 필요하다. 유사시 즉각 타격할 무기체계(요격자산)도 확보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발사에 성공한 정찰위성 3호기(합성개구레이다·SAR)가 중요한 이유도 이전에 발사돼 임무를 수행하는 1·2호기(영상·EO, 적외선·IR) 레이다와 함께 전천후로 적을 감시·식별할 자산의 수가 늘어나서다. 이들로 인해 한국군의 대북 감시능력은 그만큼 강화됐다. 현실적으로 공군은 E-737 피스아이(Peace Eye) 4대를 운용하고 있고, 올해 4대 추가도입을 결정할 것이며,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과 장보고-Ⅲ 잠수함 등도 감시·타격이 가능하다. 지난 10일 입항한 美 원자력추진 잠수함(알렉산드리아, SSN-757·6900t급)도 핵심적인 킬체인 전력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과정에서 지휘·정찰 사업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4,852억 원이 감액된 1조 8,187억 원이 확정됐다. 급변하는 안보정세에 직접 대비해야 할 킬체인 관련 예산이 또다시 지체됐다는 측면에서 대응태세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11일 제시한 ‘북한의 2024년 군사 동향과 2025년의 선택’에서도 지난해 북한이 전략무기를 시험 및 훈련을 위해 발사한 횟수는 총 22회였다. 이때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만 18회가 진행됐다. 미사일 발사 플랫폼도 지상에서 잠수함·함정 등으로 다양화됐기에 위협의 강도는 더 심화했다고 봐야 한다. 2022년 <국방백서>에도 북한의 다연장 방사포가 5,500여 문으로 2012년에 비해 700여 문이 더 증가했다.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5대 핵심과제’를 제시하고, ‘10대 국방전략 기술’에 6조 원을 집중투자하겠다는 의지 표명도 좋지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열거하며, 여유를 가질 형편이 아니다. 따라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전방위 대응능력을 구축”하겠다고 하는 결의도 좋으나, 수사(修辭·rhetoric)보다는 국가 보위·국민 보호 즉,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천적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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