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 안보회의가 지난 14일부터 16일(현지시간)까지 개최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재확인됐다.
16일 외교부에 의하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美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트럼프 2.0 시대가 출범된 이후 처음으로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보유국(Nuclear Power)·김정은과의 개인 친분 과시’를 비롯한 북-미 대화 의지와 함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등으로 북한 비핵화 정책 기조가 변경되거나,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통해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견지하는 내용이 주(主)를 이뤘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밀기보다 기존의 대북정책 원칙을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전략에 필요한 ‘진영’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3국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에서 “UN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재확인됐다”며, “3국 본토에 대한 어떠한 도발이나, 위협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급에서 긴밀한 정책 공조와 노력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북한 내에서 오랜 기간 자행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를 규탄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회피에 단호히 대응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유지 및 강화하는 한편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는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암호화폐 탈취 등의 악성 사이버 활동,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 및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며, “안보리 결의 위반 및 회피에 단호히 대응해 국제 대북제재 레짐(regime)을 유지·강화하면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는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안보협력체제에 관해서는 “3국 훈련 시행과 한국·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역량 강화를 비롯해 방위·억제 역량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은 핵 역량을 비롯해 필적할 수 없는 군사력을 통해 한·일 방위공약이 철통같으며, ‘확장억제’에 흔들림이 없을 거다”고 재강조했다. 중국의 공세적인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문제에 관해서도 ‘힘에 의한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명했다.
이어진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목표의 견지, 우크라이나 전선에 북한군을 파병하는 등을 비롯한 ‘러-북 간 군사협력 심화’에도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美 국무부에 의하면,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미·일·영·캐·독·프·이탈리아 등 G7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북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모든 UN 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기타 대량살상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포기할 것을 북한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이하 CVID)’는 북한이 강하게 거부감을 보이는 표현이다. 지난해 美 대선 기간 중 발표한 양당 강령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졌고, ‘한반도 비핵화’을 쓰면서 북한의 주장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우려가 있었다. 여기에 전임 조 바이든 美 대통령보다 상당히 북한에 유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기준이 낮아질 우려가 컸던 상황이기에 다행스럽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美 관영 VOA(미국의 소리)가 15일(현지시간) 진행한 전문가 대담 결과에 의하면, “CVID 표현을 고수한다고, 대화의 문이 닫히지는 않을 것이나, 한반도의 최우선 과제를 명확히 하는 효과는 있다”, “트럼프는 목표지향적 사고의 인물이기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경우, 곧바로 뒤집는 성향상 현실적이지 않은 북한 비핵화를 강하게 재확인함은 당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속내다”는 주장들도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팽창주의(영토 야욕)로 무장된 인식과 속내를 살펴야 한다. 그린란드·파나마운하·가자지구 등에 대한 영토 확장 욕심이 드러났고, EU·NATO를 향해서는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며, 경제·안보 미지원과 고관세 부과를 무기화하고 있다. 러-우 종전(終戰) 협상을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시도가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해 EU 회원국의 반발도 일고 있다. 더욱이 종전 협상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먼저 통화하면서 EU·우크라이나에 대한 ‘패싱’ 논란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 반복은 러-우·이-하 분쟁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EU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시선을 돌려 우리에게도 미국 중심의 상호관세 및 고관세 부과·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직접 압박하는 등 안보·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편 북한 김정은이 향후 한·미 연합훈련 진행 등을 계기로 삼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제7차 핵실험 등의 고강도 도발을 통해 지금의 흐름을 바꿔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고자 노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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