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행정부’ 직접 거명, 한미 연합훈련·정찰 활동 비난 수위 높여

입력 : 25.02.22 15:15|김성진 |댓글 0
北, “적수들의 전략적 위협에 전략적 수단으로 대응”
평양 동쪽 인근 지역(150여 ha), 대규모 개간…새로운 훈련기지 건설
軍, “대북 대비태세 강화 및 유지, 계획된 군사 훈련 그대로 진행”


북한이 최근 한반도에서 이뤄지는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의 안전환경을 위협하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군사적 도발 행위가 더 우심(尤甚·extreme)해 지고 있다며, 적들의 위협엔 전략적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국방성이 전날(21일) 발표한 담화를 인용해 “미국은 지난 20일 ‘B-1B’ 전략폭격기를 조선 반도(한반도) 지역 상공에 진입시켜 한국과 같이 도발적인 연합공중훈련을 벌여 놓았다”고 비난했다.

또한, “앞선 19일엔 미국의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태평양상의 목표를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 시험 발사 감행과 미국의 시위성 군사 행동은 세계 그 어느 나라와 지역에도 사전 경고 없이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현재 美 행정부의 패권적 야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3일부터 美 군부는 한국군과 함께 남쪽 국경선으로부터 불과 30km 떨어진 지역에서 병력 수천 명과 150여 대의 각종 군사 장비를 동원해 도발적인 연합 실탄 사격훈련까지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미국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부산작전기지에 핵잠수함을 끌어들였고, 13일 ‘BD-700’ 최신형 정찰기를 한국에 배치한 데 이어 15일부터는 ‘P-8A’ 해상초계기와 ‘RC-135V’ 등의 각종 전술·전략정찰기로 북측 지역에 대한 공중정탐행위를 연일 감행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reedom Shield)을 또다시 감행해 군사적 긴장 상태를 극한점으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 국방성의 이번 담화는 지금까지 미국을 비난할 때도 ‘미국 행정부’로 언급하며 최대한 자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방성은 “미국을 비롯한 적수(敵手)들의 전략적 위협에 전략적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다”며,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한 안전환경을 강력한 억제력으로 통제 관리하기 위한 책임적인 군사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처음 서해상으로 전략 순항미사일 수 발을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들은 1,500km를 7,507초~7,511초 간 비행했고, 타원 및 8자형 궤도를 그리며, 표적을 명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당시 김정은은 “공화국 무력의 전쟁 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되어 가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더 강력히 진화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지속·영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중대한 사명과 본분에 항상 책임적으로 분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美 민간 위성기업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2월 초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의하면, 지난해 3월부터 평양 동쪽 인근의 강동 지역 계곡 내에 있는 약 15ha(헥타르) 규모의 부지를 개간하고 있으며, 굴착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은 군사 훈련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며, 장애물·건물 건설 또는 러-우 전장(battle-field)의 전투준비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크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 대규모 훈련기지를 새롭게 건설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거명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로 삼고 있는 데다 심화된 러-북 관계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와도 맞물리기에 불안정한 국내 정국(政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호칭하며,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측근 인사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선의의 협상’을 전제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우리로서는 상당한 난제(難題)에 직면할 수 있다.

더욱이 지난달의 한미 공군 쌍매훈련, 한미 연합 대화력전 연습까지 직접 언급하며, “한미의 군사적 도발 책동을 엄정 주시하고 있고, 행위에는 반사적인 대응이 따르게 된다”며 경고하고 있기에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한편 軍은 대북 대비태세를 강화 및 유지하면서 계획된 군사 훈련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해병대는 백령·연평도에서 남서쪽 해상을 향해 K-9 자주포 30여 문과 포탄 250여 발의 포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방어적 성격의 사격훈련”이라고 밝히며, “우리 軍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응징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항시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례적인 해상사격 훈련을 통해 서북도서 부대의 군사 대비태세 수준은 완전성을 제고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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