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의 민가(民家) 오폭 사고와 재발 근절대책은?

입력 : 25.04.22 12:34|김성진 |댓글 0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안보 전(全) 분야가 카오스(chaos)에 빠졌다. 러-우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의 종전 압박으로 복잡해졌고, 이-하 전쟁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절대 패권국의 위상을 가진 미국이 트럼프 2.0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키우며, 각자도생(各自圖生) 양상도 확산일로다. 

대한민국의 비상계엄 선포·대통령 탄핵·조기 대선 정국의 혼란은 대내·외 위기 대응을 곤혹스럽게 한다. 트럼프 발(發) 고관세 공포증(phobia), 무역(통상)·안보(주한미군 분담금 증액·역할 조정을 포함)의 ‘One-stop 쇼핑’ 요구에 정부의 win-win 전략 구상은 한층 더 난감해진 형국이다.

軍이 비상계엄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했고, 대북(對北) 대비에 진력하는 가운데 공군의 KF-16 전투기 오폭 사고로 인명피해가 났다. 6·25전쟁 이래 초유의 사건이기에 국민적 우려도 커졌다. 더욱이 40여 일 만에 경공격기(KA-1) 조종사가 버튼 조작을 잘못해 기관총·연료탱크가 떨어졌다. 이 외에도 여러 사고가 반복되며, 軍의 대비태세 확립 노력에 어려움이 닥쳤다.

전투기 오폭 사고는 특정 인원의 일탈 행위나, 잘못된 훈련 진행 체계 또는 기본 원칙(절차)을 준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전투기 오폭 사고는 實 투하 훈련을 계획 및 진행할 때 원칙·절차를 지키지 않아서다.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 사진=공군 
 
 
공군은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들이 표적 좌표 입력-재확인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발표하였다. 작전 수행절차엔 큰 문제가 없고, 미군 측의 폭격 수행절차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 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에 의한 인재(人災)임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첫째, 공군 전투기가 실 폭탄을 투하할 때는 세 가지 절차를 거치게 되어있다. ① 조종사는 이륙하기 이전, 사무실에서 14개 표적 좌표를 휴대기기에 입력한다. ② 조종사가 탑승한 다음 기기를 기체에 연결하고, 업-로딩(up-loading)하면서 입력한 좌표의 오류 여부를 재확인한다. ③ 폭탄을 투하하기 직전엔 입력 좌표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처음 좌표를 입력한 이후 중간에 확인하지 않았으며, 지휘·감독 계선(係線)의 ‘교차 체크(cross check)’도 찾기 어렵다.

둘째, 전체 과정을 지휘·감독해야 할 지휘계통은 일반적인 안전사항만 강조 및 확인하는 시늉만 했을 뿐, 훈련 진행과 실무장 사격 계획 등에 관한 정밀한 검토는 하지 않았다. 미군의 항공 폭격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고 했지만, 美 육군의 <근접 항공지원(Close Air Support)> 교범엔 폭탄 투하 직전에 조종사가 ‘지상 합동 최종 공격 통제관(이하 지상 통제관)’이 표적 좌표를 재확인하면서 조종사에게 전투기 진입 각도를 불러주고, 마지막으로 재확인하는 절차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오폭할 당시 전투기에 입력된 좌표값과 진입 각도는 최초의 계획과 달랐고, 조종사-지상 통제관은 좌표를 재확인하는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

셋째,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증적(對症的) 처방이 반복되며, 안전 둔감증도 누적되었다. 전투(공격)기에 의한 오폭·오발·기타 사고(2000년대 이후 5건)가 끊기지 않는 현상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사고 소식을 1시간 37분을 지체된 다음에야 발표했음은 위기관리 체계상 허점으로 보인다. 또한, 대응조치가 지체되며, 다른 전방지역의 주민들까지 불안 심리가 확산함은 대북 대비태세 전반(全般)에 상당한 어려움이 동반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넷째, 문제 제기를 꺼리는 내부 분위기다. 유사시엔 ‘수직적 상명하복 체계’가 강점일 수 있지만, 평시에 수평적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은 비효율적 문화로 보인다. 여느 집단이라도 서로 소통하지 못하면, 발전이 어렵다.

문제가 나타나면, 머뭇거리기보다 해결책을 찾는 데 노력해야 만 개선·발전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네 가지 대책은 수립·실천되어야 한다.

첫째, 조종사-편대장-지상 통제관 등의 시스템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더욱이 훈련 당일의 기상조건이 좋았기에 조종사들은 의지만 있었다면, 육안으로도 표적 확인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투기의 시스템 내부 정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교차 검증’을 도입한다지만, ‘검증(verification)’은 사후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따라서 준비-진행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절차 및 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美 공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준사고(near-miss) 보고 제도’나, 우리 항공업계가 1999년부터 채택한 항공 안전 저해 및 저해될 우려가 있을 때 항공관계자들이 수시로 보고하는 ‘준사고 보고 제도(Confidential Reporting System, 비밀보고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데이터의 무결성을 검증할 때 사용하는 실시간 ‘체크섬(checksum) 기술’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수의 전문가가 기술적 know-how를 통해 오폭 사고의 9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을 새겨야 한다.

넷째, 첨단무기체계도 좋지만, 운용자들의 책임의식(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전사(warrior)집단의 의미와 본질적 가치를 리빌딩(rebuilding) 해야 한다.

이번 사고 등을 조종사의 개인 잘못으로만 치부할 경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난망하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우주발사체·미사일·공격형 드론· 첨단 잠수함 기술 등을 이전받으며,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대남(對南) 침투 전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軍이 대북대비태세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 경의를 보낸다.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에 대해서도 주마가편(走馬加鞭)하는 절실함이 필요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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