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학, ‘트럼프 시대가 한·일의 핵무장 검토’를 부추길 수도

입력 : 25.05.07 16:30|김성진 |댓글 0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동맹 강화·억제력’보다 대북(對北) 거래 선호
후쿠야마 교수, 한·일 ‘자체 핵무장’ 검토 현실에 직면할 듯
韓, ‘자체 핵무장’을 위한 ‘핵 잠재력 보유’ 노력이 필요


미국의 저명한 국제관계학자이자 <역사의 종말> 저자로 유명한 프란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이하 후쿠야마 교수)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은 날로 커지는 데 비해 한·미·일 3국 협력관계는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일이 핵무장을 검토하는 상황이 오게 될 거로 전망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NK뉴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의하면, 후쿠야마 교수는 최근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심포지움에 화상으로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예측할 수 없는 대(對)북한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기에 아마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트럼프 1기 땐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등 다양한 인물들이 포진됐기에 ‘그의 파괴적인 행동을 제한’할 수 있었지만, 2기 때는 그러한 인물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NK뉴스는 후쿠야마 교수의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한국과의 연합훈련 중단과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되지 않을 경우,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그간 안보 파트너로서 보여준 미국의 신뢰성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오랜 동맹국들의 깊은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사진=스탠포드대 홈페이지
 
 
후쿠야마 교수는 “트럼프가 공동의 적을 상대하고 있는 동아시아 동맹국들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이 아시아 분쟁에 끌려 들어가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동맹을 강화하거나, 북한을 군사적으로 억지하기보다 거래적 방식 즉, 협상을 선호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서 “한국과 일본의 경우,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호의에만 의존하기보다 각자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억지력을 더는 믿을 수 없다거나, 신뢰하기 어렵다면,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검토하는 건 매우 합리적인 처사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NATO)와 같이 강력한 억제력을 가진 유럽보다 북한과 중국의 복합적 위협에 직면한 아시아가 핵무장 필요성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아시아 지역은 한·일간 오랜 역사적 마찰로 인해 NATO와 같은 체제가 근본적으로 구성되기 어렵다”고 단정했다.

아시아 지역은 한국과 일본의 마찰이 크기에 ‘아시아판 NATO’와 유사한 기구 자체가 존재하기 어렵다.

더욱이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는 유럽과는 다른 여건에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기에 한국과 일본이 이를 선택할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이전의 정부들과 같이 한·미·일 3국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간 미국이 수십 년 동안 들인 노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이 내놓았다.
 
그는 “한·일이 동시에 핵무장을 검토하는 상황이 되면, 아시아 국가들의 상호 불신은 더욱 커지게 되고, 일본 내의 높은 반중(反中) 여론으로 논란도 커지게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도 ‘자체 핵무장’을 지지하는 주장들이 커지고 있다면서 “핵무장 문제가 점차 논의 대상으로 더 많이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도 같이 내놓았다.

문제는 최근 우리 정치권과 학자들 사이에서도 ‘자체 핵무장’이 분출하고 있지만, 국제·국내적으로 현실적인 제한 요인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美 국무부가 지난 4월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 언급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지지와 협약 의무가 준수’되어야 함을 직접 발표하였다.

당시 국무부는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한반도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안보 지원을 받아야 하는 우리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국가를 위하는 마음에서 극복 방안 및 수사(rhetoric)를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존립과 국익 추구는 정쟁(政爭)의 문제가 아닌 완전히 다른 레벨의 문제임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지만, 시(時)와 때가 먼저다. 유사시 곧바로 ‘자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토대(기반)부터 준비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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