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으로 무인기 개발·대응능력 과시

입력 : 25.05.18 16:05|김성진 |댓글 0
北, 러시아 군사기술 지원…핵·미사일·재래식 전력 동시 향상 가속화
北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형 공대지 미사일·무인기 격추’ 실사격 현지 지도
韓 ‘공대공 미사일’ 독자 개발, 2030년대에 개발 완료 예정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이 MIG-29 전투기에서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이하 공대공 미사일)과 활공 유도폭탄의 실사격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하 중앙통신)의 지난 17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순천에 있는 제1공군사단 예하 비행대들의 반(反) 항공(방공) 전투·공습 훈련 간 MIG-29 전투기에서 신형 공대공 미사일·활공 유도폭탄을 발사해 순항미사일·무인기를 격추하는 실사격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

중앙통신은 “신형 장거리 정밀 활공 유도폭탄 적용시험과 비행대의 습격전투 훈련을 진행했다”며, “항공무장체계와 방공방어수단, 탐지 전자전 통합·반(反) 무인기 통합 체계 등의 개발에 주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앞부분이 뾰족한 형태와 뭉툭한 형태의 공대지 미사일 2종도 공개했다. 광학 렌즈를 부착한 뭉툭한 형태의 미사일은 美 공격용 무인기(MQ-9 리퍼)에 장착한 헬파이어 미사일의 외형과 유사하다. 이번에 공개된 공대공 미사일은 MIG-29 전투기와 북한판 리퍼(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에 장착하기 위한 미사일로 관측된다.

공대공 미사일이 격추한 공중 표적은 1983년에 러시아가 개발한 대함 순항미사일인 Kh-35(우란)와 외형이 유사한 ‘북한판 우란(kh-35)’으로 불리는 대함미사일과 가오리 형상의 무인기(2대)로 추정된다. 한국군의 순항미사일과 개발 중인 스텔스 기능을 가진 가오리형 무인기에 대해 자신들의 공대공 전투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북한이 미그-29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MIG-29 전투기의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은 2021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행사 시 처음 공개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외형이 유사하다. 즉,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공개한 지 4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고, 실사격 훈련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북한판 글로벌호크(샛별-4형)와 리퍼(샛별-9형)의 편대비행, 직승기(이하 헬기)를 무인기에 근접시켜 격추하는 훈련까지 병행했다. 레이더로 포착하거나, 미사일로 요격하기 쉽지 않은 무인기에 대응하고자 헬기로 근접 및 접근해 요격하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제는 이번에 공개된 공대공 미사일이 처음 등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얼마 전 인도-파키스탄의 군사적 충돌과 공중전을 벌였을 때 파키스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중거리 대공미사일-방공망을 조합해 인도의 라팔 전투기를 격추하였다는 측면도 살펴야 한다. 비대칭 전력(핵·미사일)에 집중하던 행태에서 벗어나 재래식 전력에서도 우리 軍을 압도하기 위해 공세적인 태도로 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원거리 항공기 탐지를 할 수 있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공대공 미사일을 동시에 보유했음은 MIG-29 전투기의 구형 레이더 수준을 초월해 원거리부터 장거리 공격 능력까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지난 3월 공개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소련제 수송기인 IL-76에 레이더를 부착)와 이번에 공개한 신형 공대공 미사일을 결합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군의 대응엔 상당한 제한이 따른다. 우리 軍의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2030년대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란 점도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최근 김정은은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아 재래식 전력을 급격히 개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북한판 이지스함(최현호), 초음속·전략 순항미사일, 반항공(방공) 미사일 등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무기체계는 대다수 러시아 무기체계의 외형뿐 아니라 운용방식도 비슷하다.

軍 관계자는 “북한은 전략 무기인 정찰위성, 발사대 기술은 물론 무인기와 전자전 장비, 대공미사일 등의 실물을 러시아에서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유사한 방식으로 수도권·전방 지역에 전개한 우리 공군 전투기들을 대상(표적)으로 할 경우, 즉각 대응이 제한 및 상당한 피해 발생이 염려스럽다. 그는 군사훈련의 중요성과 ‘전쟁 준비’에 매진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가 파병을 인정한 이후 내부 동요 확산을 방지함과 동시에 주민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정보 당국에선 “‘러-우 전쟁 경험을 우리 식으로 소화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군이 정찰 자폭형 무인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개발 및 방공 전력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軍 당국은 “북한이 최근 전력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는 무인기는 러-우 전쟁 파병(派兵)에서 습득한 현대전 경험을 축적했기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산을 모방한 무인기 외형은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될 미군 무인기와의 피아 식별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독려하는 재래식 무기 현대화의 완성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지만, 우리 軍이 육·해·공군 전력 전반에서 우세하다고 평가하던 북한의 재래식 전력 수준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핵·미사일 전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북한이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까지 성공할 경우, 국방력의 균형추가 북한으로 급격히 기울어질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핵·미사일은 전략 무기인 데다 김정은 정권의 종말과 궤(軌)를 같이하기에 결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러함에도 핵·미사일 전력을 비롯해 급격한 재래식 무기 현대화에 집중하는 김정은이 전면전이 아닌 제한전(국지 도발)은 언제든 감행할 수 있는 형국(形局)이다. 각별한 긴장감과 실질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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