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군사전문지가 대만의 주요 기반 시설·시스템을 파괴해 실질적인 전투행위 없이도 대만을 붕괴시키는 ‘저비용·고효율의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게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어제(2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군사전문지(함선지식·艦船知識) 5월호는 중국군이 대만의 핵심 인프라(Infra)를 공격해 자연스레 연쇄 붕괴를 유도할 경우, ‘싸우지 않고 승리’할 수 있다면서 관련 목표물 30∼40여 곳을 선정했다.
함선지식은 1979년 창간된 중국 국영 조선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이 발행하는 월간 군사전문지로서 중국의 해군 함정과 관련 기술, 무기체계 등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대만의 에너지 기반 구조는 “전력의 78%가 화력발전소, 11%는 원전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최적의 시기에 맞춰 발전·변전소, 통신 시설 등을 공격한다면, 기반 시설·시스템을 연쇄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시스템이 붕괴할 경우, 대만군의 저항 의지를 빠르게 궤멸시킬 수 있기에 싸우지 않고 승리할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기·통신 등 주요 인프라의 60%가 대만 북부지역에 집중돼있기에 이들 기반 시설을 정밀유도 무기(PGM)로 물리적 타격을 하거나, 사이버 공격(Cyber Attack)으로 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강력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로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전자기펄스탄(EMP) 공격이나, 인공 산사태를 유발하는 등 핵심 전력선을 파괴하는 방법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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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태풍 또는 선거일 직전에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면, 공격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며, “가장 최적의 시기는 ‘태풍이 오기 직전인 여름철 평일 오후나, 태풍경보가 발령된 후 대만에 상륙하기 직전까지’”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함선지식은 대만의 기반 시설·체계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공격 시나리오가 중국 당국의 작전계획 구상을 대변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4월 중국군의 대규모 대만 포위훈련 간 최대 액화천연가스(이하 LNG) 터미널과 유사한 LNG 저장시설을 타격하는 등 유사한 훈련을 진행했기에 예사로이 넘길 사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한반도의 여건과도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이전부터 유사한 방식의 도발 책동을 거듭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0년부터 민간 선박과 항공기·자동차 등의 운송 수단에 위성항법장치(이하 GPS) 교란 공격을 끊임없이 가하고 있다. 지난해엔 5월 말부터 8월까지 오물풍선을 집중적으로 살포하는 기간을 이용해 GPS 교란 공격을 500여 회나 실시했고, 민간항공기의 GPS 오작동 사고도 578건이나 됐다.
그는 지난해 6월 러-북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이후 우크라이나 전선(戰線)에 대규모 파병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군사과학기술과 첨단 무기 등을 현물(現物)로 이전받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4월 7일 발간한 <러·북 군사협력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살펴보면, 파병 등 인적 지원으로 약 4,000억 원, 탄약 공급 등 물자 지원으로 약 27조 4,000억 원, 기술지원으로 약 9,000억 원 등 약 28조 7,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매년 부족한 식량을 33년간 구매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美 국방정보국(DIA·국방부의 해외 군사 관련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부서)이 지난 24일 하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2025 Worldwide Threat Assessment(세계 위협평가 2025)’에 의하면,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와 러·북 간 군사 관계의 밀착을 통해 최근 수십 년 중 가장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美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고, 한국을 불시에 침략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정은이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당 대회 간 천명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즉,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5,000km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지상 고체연료를 장착한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 무기 보유 등이 상당 부분 진척됐음에 주목한 결과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은이 이번 군사전문지의 시나리오와 같은 유사한 방법 및 수단을 추가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대처하는 데 어려운 우리 현실이 더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이하 트럼프)의 ‘골든돔(Golden Dome) 미사일방어체계(미국판 아이언돔)’ 강화 등에 대해 “美 군부 관계자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인 핵 무력 강화조치를 걸고 들며,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도발적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우주 핵전쟁 각본”이라고 주장하는 등 사사건건 맞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면서 북·미 협상을 준비하는 조짐들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엔 제1 공군사단 예하 비행연대의 방공전투 훈련 참관 및 신형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 훈련 현지 지도를 빈번히 하며, 자폭 드론을 비롯한 비대칭 무기를 과시하는 등의 광폭 행보를 보인다.
이러한 활동은 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전쟁에서도 한국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핵 무력을 전쟁억지력으로 과시하던 패턴에서 벗어난 점과 ‘전쟁 수행능력 또는 전쟁 준비’를 언급한다는 흐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의 영활(靈活)한 행동과 광폭 행보를 요약하면, 어떠한 방법·수단을 쓰던 언제라도 도발할 수 있다는 의지의 실천적 표현이다. 중국 군사전문지에 게재된 대만 침공 시나리오는 대만에만 특화된 게 아니라 김정은의 예상치 못한 회색지대 도발·하이브리드전 책동에 즉각 대응할 고도의 대책(방안) 마련이 필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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