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보복하면서 나타난 전쟁 양상의 급격한 변화는 북한의 하이브리드전(Hybrid Warfare) 책동에 휘말린 한반도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넘어가기엔 동북아 정국(政局)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엑스(Χ)를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 방공 체계가 서로를 표적으로 오인하게 하는 새로운 공격 방법(섞어 쏘기+사이버 교란 전술)을 사용했다”며, “방공 체계를 뚫고 지상 목표물을 최대한 많이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던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이하 아이언돔)’를 해킹해 표적을 오인케 하여 다수 목표를 타격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이란의 보복 발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허점이 생긴 원인은 이란의 ‘섞어 쏘기 전술’ 때문이다. ‘신형 고속 준중거리 탄도미사일(Haj Qasem, 이하 하즈 카셈)’과 재래식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용(자폭) 드론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동시에 발사·운용함으로써 표적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하즈 카셈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이하 트럼프) 때이던 2020년 미군 공습에 사망한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사령관(혁명수비대)의 이름을 따서 만든 ‘신형 고속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다. 사거리는 최대 1,200km로 이란 중부 지역에서 발사했다. 아이언돔이라도 동시에 수직·수평 각도로 발사된 여러 종류의 미사일(비행체)을 단시간 내에 탐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은 다른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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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즈 카셈은 전자전 방어가 가능하고, 고체연료를 사용하기에 상대가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가 어렵다. 속도는 마하 10이고, 종말 단계에서도 마하 5 이상을 유지하며, 회피 기동까지 한다. 이러한 특징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우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타임스 오브 이스라엘)과 외신(外信)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야간부터 사흘간 계속된 이란의 보복 공격에 이스라엘은 24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다쳤다. 이란은 2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나탄즈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英 로이터(Reuter) 통신은 美 군사당국자를 인용해 “중동에 대한 전력을 강화하고자 F-35 전투기 등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며, 긴박한 중동 정세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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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예기치 못한 침공 방식에 속절없이 당했다. 당시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대비 수준을 과신하고, 하마스의 공격 능력은 낮게 평가한 확증편향(確證偏向)의 결과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양치기 소년 전술’을 반복하며, 예기치 않은 시간과 장소에 집중했다. 철벽이라고 믿던 바레브 라인을 고압 물대포를 사용해 빠르게 허물었고, 드론과 패러 글라이드(공중침투), 픽업트럭(지상 침투), 수상정(해상침투) 등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의 드론·Anti-드론 체계는 무력화됐고, 정보 수집 실패는 초기 대응의 실패로 나타났으며, 로켓 수천 발에 아이언돔도 뚫렸다. 결국, ‘최악보다 더 나쁜(Worse than the worst) 사태’를 스스로 불러들였다.
국가 존립 및 국익을 추구할 때 위기에 빠지거나,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는 원인은 모두 유사하다. ‘확증편향 또는 내부자의 시선’에 젖었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식별해야 하고, 개선 및 보강이 뒤따라야 한다는 인식과 실천적 의지가 중요하다. △철저한 훈련과 대비로 항상 능력(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절실함과 당위성을 인식해야 한다. △내부적으로 이견(異見)이 있을지언정 외부 침략엔 모두가 한마음으로 결집 및 대응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2023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했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각종 무기체계와 군사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이란의 ‘섞어 쏘기’ 방식으로 도발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는 현실이다. 특히 이번 방식이 그의 학습 수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효과를 냈다고도 볼 수 있다.
김정은은 대한민국(이하 한국)이 취약한 틈새에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자폭 드론의 대량생산 체제를 완성했다. 그가 재래식 탄도미사일과 전방 지역에 배치된 170·240mm 등의 장사정포, GPS 교란 등을 포함한 사이버·심리·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 등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전과 특수전 부대 등을 야무지게 섞을 경우, 우리의 대응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그간 김정은은 2017년 대함탄도미사일(ASBM, 스커드-ER 1,000km), 종말 단계 기동이 가능한 개량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2019년부터는 KN-23·24·25 등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하 SRBM)을 시험 발사하면서 고도화에 공을 들였다. 또한, SRBM을 다종화(多種化)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5일엔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의 이동식발사대차량(TEL) 250대를 전방 부대에 인수인계하는 행사까지 열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이란의 ‘섞어 쏘기 전술(작전)’이 상당한 효과를 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러한 공격 방식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실전 능력 등을 축적한 데다 미사일 고도화와 전략 핵잠수함 기술 전수(傳授), 드론 대량생산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작금에 이스라엘·이란의 공격 방식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며, “드론과 미사일 발사 방식을 비롯해 표적 숫자에 따라 방공 체계가 어떠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도 면밀하게 시뮬레이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즈 카셈과 재래식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수평·수직 발사 형태를 혼합한 제파(諸波·waves) 공격 방식은 상당히 유의미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안보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에선 지난달 주한미군 패트리엇 부대(Camp Carroll 500여 명)가 바레인·이라크 등 중동지역으로 전환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여단급 부대 4,500여 명의 철수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인-태 전략을 주도하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와 역할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는 G7 회의 중간에 귀국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면서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직접 파괴하거나, B-2 스텔스 폭격기를 지원하는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확대할 경우,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항만 대기시간 증가 및 하역 지연(지체), 환적(換積)에 제한이 발생하는 등 수출·입에 연쇄적인 차질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북한이 예기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 이번의 ‘섞어 쏘기’ 방식과 하이브리드전 책동을 혼합해 도발할 경우, 중·러, 미·일이 과연 어떠한 태도를 보일는지 궁금하다. 즉, 한국이 처한 현실과 대응방안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여느 국가를 불문하고, 내부 경쟁과 갈등이 feed-back 됨은 발전 과정이라고 위안 삼을 수 있지만, 결집에 절실한 때와 주어진 시기를 놓치지 않는 지혜·결단력이 필요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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