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적대적 2 국가’ 공표 이후 군사분계선(MDL) 침범 사례 급증

입력 : 25.07.09 16:17|김성진 |댓글 0
김정은, 2023년 ‘남북 단절’ 공식화…최근 1년간 MDL 11차례 침범
이스라엘, 과신(過信)·안일한 판단…하마스 기습 침공에 초기 대응 실패
韓, DMZ 경계강도 유지…장병 피로도 누적 예방 및 대비태세 유지 철저


북한군이 최근 일 년간 군사분계선(이하 MDL)을 침범해 남하(南下)한 사례가 11차례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가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08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17년간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이하 DMZ) 내(內)의 MDL 일대에서 지상 도발을 자행한 건수는 총 25건이다.

총 25건 중에서 44%를 차지하는 11건이 최근 1년 사이에 발생했다.

우리 측은 북한군이 우리의 사전 동의 및 허락을 받지 않고, MDL을 넘거나, 지뢰 매설 및 고사총으로 사격하는 행위 등을 모두 정전협정 위반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최근까지 MDL을 넘어 침범했다가 우리 측의 경고사격으로 돌아간 사례도 일곱 차례나 된다.

특히 202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이 ‘적대적 2 국가론’을 내세우며, ‘남북단절’을 직접 지시한 이후 북한 전방지역에선 국경선·요새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접적(接敵) 지역 군사적 긴장도는 한껏 높아졌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軍 당국에서 발표한 202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사례는 3건이기에 공개되지 않은 침범 및 도발 사례가 여덟 차례 더 있다는 의미다.

MDL 침범 사례 및 횟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엔 4회, 8월은 1회, 9·10월은 각각 2회, 올해 4월에 2회가 발생했다. 시기를 살펴보면, 북한군의 지뢰 매설과 MDL 월선(越線)이 겹친다. 반면에 지난해 7월경 신의주 등 서북 지역에 수해가 극심했던 시기와 북한군의 동계훈련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MDL을 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MDL 침범 지역은 대부분 강원도 화천지역이었으며, 강원도 고성지역은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 경기 연천·강원 인제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통계 수치는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 북측 지역에서 지뢰 매설 작업 간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나, 지난해 10월 15일 발생한 경의·동해선 남북연결도로 폭파 등은 통계에서 제외했기에 이를 포함할 경우, 긴장을 높인 사례는 더 많아질 수 있다.

합참 관계자는 “작전 상황을 고려해 공개 여부를 판단한다”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다만, 북한군의 대다수 MDL 침범 사례가 2015년 발생한 ‘목함 지뢰 사태’와 같은 계획된 도발보다 ‘정확한 지점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실수’라는 측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냐하면, MDL 표식 방법(형태)에 있어서 사람들이 눈으로 보고, 넘지 못하게끔 모든 지역에 철책으로 설치된 게 아니라서다. 중간 지점마다 드문드문 푯말로만 경계지점임을 표시하고 있는 데다 풍화(風火) 작용으로 인해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군이 위성항법장치(GPS)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우발적으로 MDL을 침범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북한군의 잦은 MDL 침범이 남북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軍은 북한군이 MDL을 침범할 때마다 ‘경고 방송-경고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북한군은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지뢰 매설과 전기 철책 부설(敷設)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언제라도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술 도로를 설치하며, 대전차 방벽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 3일 북한 주민이 20시간 이상을 MDL 일대의 수풀을 이용해 20시간 이상을 숨어있다 우리 軍의 유도로 탈북에 성공한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25일엔 북한군이 DMZ 철책 설치작업을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직통 전화기(핑크폰)로 UN군 사령부(이하 UN사)로 철책 작업을 한다고 통보했다.

軍 당국은 북한군이 진행하는 일련의 활동이 북한 군인·주민들의 이탈을 대비하고, 유사시 병력을 증원하기 쉽도록 차량의 기동성을 증가하고, MDL에 대한 근접 감시 능력 등을 보강하는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軍의 가시적인 비례 대응 조치 등은 보이지 않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의미가 있는 메시지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예단하기 어려우며,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북이 대처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긍정적인 상황이 되어도 장병들이 수행하는 DMZ 경계근무 강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 없다. 따라서 장병들의 경계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유념해야 할 대목은 이번의 통보 조치가 UN사·우리 軍이 북한의 행위에 오해와 착각할 위험성을 낮췄다는 판단도 있지만,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한 사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관련 정보가 수집됐음에도 안일하게 처리해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전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 철저한 대비태세가 필요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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