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 철수 및 전략적 유연성 확대,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을 거듭 언급하는 가운데 상원 군사위원회(이하 상원 군사위)에서 국방수권법(이하 NDAA)의 내용 중 주한미군에 관한 문안(文案)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NDAA는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으로서 상·하원을 각기 통과한 다음 상·하원 단일안으로 처리하게 된다.
상원 군사위가 지난 11일 공개한 요약본을 살펴보면, “국방장관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인증할 때까지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감축(철수)하거나, 연합군사령부에 대한 전작권 변경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댄 케인 합동참모의장과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의 감축 및 전작권 전환의 위험성에 관해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의 효과를 문서로 의회에 제출 및 승인받을 때까지 주한미군의 감축을 금지한다는 의미다.
일부에서 트럼프 1기 때 “주한미군을 28,500명 이하로 감축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보다 더 강력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전체 흐름은 문안이 공개돼야 확인되겠지만, 현재까지 요약본의 주한미군 관련 내용은 트럼프 1기 때와 다소 차이가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5회계연도 NDAA에서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28,500명을 유지하고, 상호 방위에 기반한 협력을 향상하며, 모든 방어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의 확인과 더불어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었다.
주목할 대목은 상원 군사위의 이번 NDAA가 트럼프 1기 때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당시 2019~2021 회계연도 NDAA는 주한미군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관련 예산을 주한미군 감축 예산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시했다.
특히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의 감축이 국익에 부합하고, 역내(域內) 동맹의 안보를 크게 약화하지 않으며, 한·일과도 적절히 협의했다는 보증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즉, 주한미군 감축을 방지하는 역할은 ‘국방장관의 보증’이 아닌 ‘예산 사용 금지 항목’이었다.
트럼프가 재집권에 실패하면서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의 협력을 중시했기에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를 우려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레 ‘예산 사용 금지’ 항목이 제외됐다.
이후 2022회계연도부터 NDAA에 주한미군 감축에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삭제됐고, 현재의 주한미군 규모를 적시해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는 데 지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트럼프 2기가 출범한 이래 종잡을 수 없는 ‘MAGA·America First’가 횡행하면서 예산 사용 금지와 같은 실질적인 제어 장치도 없이 국방장관의 보증만으로 주한미군 감축을 허용한다면, 오히려 더 감축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면서 주한미군 4,500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지난 8일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한국은 1년에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7,000억 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주한미군 주둔이 우리에게는 손실이다”고 말했다.
요약본에는 전작권 전환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이는 중국 봉쇄(견제)에 집중하고자 한국에 전작권을 넘기자는 일각의 주장들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급변하는 국제 안보정세 속에 국가 간 이해관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후 발표된 공동 보도문에선 지난해에 언급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 “불법적 해상 영유권”, “대만해협의 평화” 등이 직접 언급하거나,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날 진행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결과도 중국과 북·러 현안을 대하는 각국의 접근관점에 다소의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지난 1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끌어안고, “북·러는 동맹으로서 모든 전략적 문제들에 견해를 함께한다”고 과시했다. 그간 김정은이 러시아에 넘긴 포탄은 1,200만 발 이상이며, 러시아는 탄도미사일·잠수함 기술 등을 넘기고 있다. 이들의 관계 심화는 동북아·유럽의 안보 지형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지금 트럼프는 동맹국들에 ‘3C(능력·Capability, 약속·Commitment, 협력·Cooperation)’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반도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인도-태평양 지역(동북아)의 급변하는 역내 안보정세를 고려할 때 관세 협상-주한미군 감축(철수)-전작권 전환을 연계하는 전략은 조금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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