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대하는 韓·美의 시각 차이와 딜레마 해소 방안은?

입력 : 25.07.17 16:05|김성진 |댓글 0
국회 전작권 전환 세미나…예산 총 100조원 투자, 주한미군 억제역량 미달
동북아 이해관계 난립…북·중·러 관계 심화, 北核 고도화·재래전력 현대화 
韓, 협상 기본원리 준수…확장억제-‘병렬형’ 구조-미래·UN사 관계설정 구체화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초기비용으로만 35조원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연간 국방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로, 재정 부담과 안보 위험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이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선 “올해 국방비 61조7600억원과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초기비용 34조9990억원 등 총 10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전시 탄약·유류 생산시설, 연합군의 작전 지속지원 보장 능력 등은 제외돼 있다”며, “핵전력 구축에 필요한 예산은 포함되지 않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없기에 주한미군이 보유한 전략적 억제 역량엔 미치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은 ‘특정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제한된 시·공간에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1950년 6·25 전쟁 초기 이승만 대통령이 더글러스 맥아더 UN군 사령관에 이양했다가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이하 연합사)가 창설되면서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했다. 1994년 12월 1일부로 韓 합동참모의장이 ‘평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전작권은 아직 전환을 위해 단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韓·美간 전작권 전환은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합의된 다음 연기-시한 재설정-재연기를 거듭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현재의 ‘조건부 전환방식’으로 결정됐다.

전작권 전환에 따른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전력을 비교하면, 한국군의 능력(역량)은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신호정보(SIGINT)’, ‘전략 목표 타격 능력’, ‘미사일 방어(KAMD) 역량’ 등 필수 역량 분야에서 주한미군의 역량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즉, 한국군의 대북(對北) 군사역량은 주한미군과 비교할 때 상당히 제한된다.
 
 
자료:국방부,합참. 그래픽:김성진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러시아와 관계를 심화하며, 핵무기의 고도화 수준과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역량을 상당히 높였다. 특히 2023년부터 전술핵무기 개발을 전략핵무기 개발로 전환했고,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도화에 성공하면서 이전에 비해 위기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중국은 태평양에 3척의 항모를 띄우고, 해양 패권을 노리면서 대만 침공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北·中으로 도로망 개설을 추진하는 등 ‘동진 정책’ 강화로 밀착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주변국과 복합적으로 얽히고설킨 여건과 역내(域內) 안정성 측면에서 우리 측이 먼저 전작권 전환을 제기하는 건 시기·여건상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전작권 전환조건인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에 필요한 군사적 능력 △포괄적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한반도·역내 안보환경의 안정적인 환경 등은 충족되지 않았다. 미래 연합군사령부(이하 미래사) 임무 수행능력 평가는 기본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이하 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단계에서 FOC에 머물러 있다.

우리가 착각하지 않아야 할 사실은 강대국 6위, 군사력 5위라는 외형적 명분이 재래식 무기에 한정된 평가 수치라는 점이다. 전략핵무기를 비롯해 소형 전술핵무기까지 보유한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가 보유한 어떠한 재래식 무기와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재인식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의 ‘MAGA·America First’는 특별한 정책·전략이 아니다. 적·동맹(우호)국을 불문하고, 미국을 이용해 경제·안보적으로 상당한 이득을 취하려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지를 강압적 방식으로 표출하는 거다.

피트 헤그세스 美 국방장관은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아시아에서 지배국가가 돼 지역을 지배하려 한다”며, 한국 등의 ‘안미경중’ 외교를 비판했다.

엘브리지 콜비 美 국방 정책차관이 “한국은 ‘안미경중(安美經中)’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이 대중(對中) 견제에 집중해야 하기에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저변엔 우리가 일방적으로 혜택을 누린다는 시각이 깔려있다.

댄 콜드웰 前 美 국방장관 수석 고문과 싱크탱크인 국방우선순위(Defense Priorities)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이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美 국익에 부합하는 글로벌 군사태세 조정> 보고서에선 주한미군을 1만 명 규모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美 의회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전환 배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존 노 美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부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여 ‘국방비 지출과 동맹 분담 확대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전문가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에 강한 추진이 확실하지만, 북한의 핵·재래식 위협(도발) 시 미국이 한반도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지원을 기대하기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롯한 대외정책 기조와 부합하기에 전작권 전환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

이전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 또는 환수의 명분 대다수는 ‘자주적인 군사주권’이었다.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한 영·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독자적으로 자주국방을 하기가 어려운 현실이기에 동맹을 구성하고 있다. NATO 사령관은 미군이었고, 걸프전(1991),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 이라크 전쟁(2003)에서 다국적군 사령관은 미군이었음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차제에 전작권 전환에 접근하는 시각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의지가 불확실하고,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한다고 해도 본토의 증원전력을 곧바로 지원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상당해서다.

문제는 누가 먼저 거래를 시작하자고 제안하는지에 따라 협상력이 달라진다는 게 협상(negotiation)의 기본 원리라는 점이다.
 
‘전시 전작권 전환’을 진행한다면, 먼저,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억제’부터 실효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둘째,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전작권 전환에 합의할 때 처음 구상했던 ‘병렬형’ 구조 즉, 한국군이 주도(supported)하고, 미군이 지원(supporting)하는 방식을 구체화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때 지금 추진하고 있는 미래사(韓)와 UN군 사령부(美)와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설정돼야 한다. 이때 ‘국민적 안보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하는지가 결정적 요소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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