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간에 핵협의그룹(이하 NCG) 회의를 오는 10월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정부 안보 관계자의 발표에 따르면 “美 행정부에서 최근 ‘NCG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우리 정부에 연락해왔고,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외교부 등이 회의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韓·美는 NCG 회의 개최 등에 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NCG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때인 2023년 4월 韓·美 워싱턴 정상회담 결과로 발표된 ‘워싱턴 선언’에 따라 만든 상설 협의체로서 북한 핵의 고도화에 대응하는 미국의 확장억제 과정에 대한민국(이하 한국)이 일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설치됐다.
올해 1월 美 워싱턴 D.C.에서 NCG 제4차 회의 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이하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반도의 핵 확장억제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난 7월 美 측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던 사안(事案)이다.
NCG는 2023년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연일 고도화하는 현실에서 ‘북핵이 美 본토를 위협하는 데 과연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인가’란 의문이 확산하자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 시 미국의 북핵 대응 계획을 한국이 공유할 수 있도록 설치하였다.
이 협의체는 국방부 차관보급 당국자가 주관하며, 결과는 매년 10월~11월 韓·美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안보협의회의(SCM)’에 보고되고 있다.
유사시 북핵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기획하며, 연합 연습(훈련) 등을 통해 공동으로 실행하는 창구 기능까지 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군의 실전 대응 능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있다.
최근 트럼프의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일방적인 피해 인식과 합당한 보상 압박 및 ‘동맹 현대화’ 요구,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 부담, 韓·美 연합 연습(훈련)과 NCG의 중단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간 북한은 韓·美 NCG 운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韓·美 NCG가 핵 선제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격렬하게 비난한 바 있다.
오는 10월 NCG 5차 회의가 개최될 경우, 양국이 북핵 위기를 상정해 진행하는 도상연습(TTX·Table Top Exercise)을 진행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4~5일 어간에 미국에서 NCG 첫 도상연습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무산돼서다.
군 소식통은 “현 정부에서 남북관계 개선 정책을 추구하면서도 NCG를 재개하고자 함은 韓·美의 북핵 억제력 강화 노력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공약이 미국의 확장 억제가 제공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NCG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시각이 분명히 있다. 핵무기 사용을 美 대통령의 고유한 ‘독점적 권한(sole authority)’이자 ‘미군만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작전’으로 인식해서다. 이러함에도 NCG를 유지하기로 했음은 현실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효과를 고려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은 韓·美 NCG가 대중(對中) 견제를 위한 안보협의체로 발전할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2023년 당시 韓·美 NCG에 일본이 참여할 수 있다는 예측에 중국 외교부가 “타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반발한 사실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일본이 국내(3無·핵을 들이지도,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않겠다) 정책과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참여하지 않으면서 韓·美·日 NCG로 발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엘브리지 콜비 국방 정책차관 등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집단 안보(아시아식 NATO)’를 강조하고 있기에 어떤 방식(형태)으로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신(VOA 등) 보도에 의하면, 지난 4월 韓·美·日 3국 안보회의 실무회의 간 북핵 대응 도상연습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美·日 외교·국방협의체인 확장억제대화(EDD·Extended Deterrence Dialogue) 시 동아시아에서 유사시 미군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로 도상연습을 진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독려하고 있는 핵전력은 단순한 보유에서 전략·전술 무기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표한 자료는 북한의 핵탄두를 2040년에 344~429발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핵확산방지체제(NPT)의 근간을 뒤흔드는 현실 위협임을 되짚어야 한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비롯해 전략적 유연성의 확대 등을 비롯한 ‘동맹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힘만이 지배하는 ‘정글의 법칙’에 침잠됐음을 새기면서 정상회담에 만전(萬全)을 기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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