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저가(低價) 자폭 드론과 첨단 과학화 방공체계의 허실

입력 : 25.09.29 15:54|김성진 |댓글 0
러 드론 폴란드 침입…폴란드·NATO 등 최첨단 장비 투입 대비 가성비 낮아
北, 지난해 11월 이후 드론 대량생산 체계 가동…러 첨단 기술 접목 가속화
韓, 드론봇 전투단·드론 작전사령부 창설…유의미한 발전적 변화가 필요


저가(低價) 자폭 드론이 과학화 첨단 방공체계를 갖췄다고 자신하던 국가들의 영공을 제집 드나들듯 넘나드는 현실이 일상화되었지만,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2022년부터 시작된 러-우 전쟁에서 드론이 전쟁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해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지만, 3년이 지난 작금에도 효과적인 대응방식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폴란드는 러시아의 드론 21대가 동부 영공에 침입하자 즉각 NATO 조약 제4조(영토 보존 및 안보에 위협받을 경우, 회원국에 긴급 협의권 행사를 규정)를 발동했고, 폴란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NATO 전투기가 동맹국 영공에서 적대 표적물과 교전한 행위는 창설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러한 행위는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의 페테르 바토르 전(前) NATO 대사는 “NATO는 러시아 드론이 영공을 침범한 다음에야 대응했다”며, “이는 최우선 목표인 억지력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더 큰 문제는 회원국들이 보유한 F-16·35 전투기(폴란드·네덜란드), 조기경보기(AWACS, 이탈리아),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독일), 공중급유기(NATO) 등 최상의 첨단 장비를 투입하고도 약 14%에 불과한 3~4대를 격추하는 데 그쳤다는 현실이다.

며칠 후 또다시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에, 불상(不詳·분명하지 않은)의 드론이 덴마크 공군기지(공항)에 출현해 한동안 기지가 폐쇄돼야 했다.

유럽이 침입당하고 나서야 뒤늦게 대응하는 사후 약방문식 처방은 저가 드론의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단 및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에 침투시킨 드론의 명칭은 폭발물을 탑재하지 않은 디코이(decoy·교란 또는 미끼) 드론인 ‘게르베라(Gerbera)’다. 지난해부터 실전에 배치된 다목적 드론으로 초기엔 이란에서 제작된 ‘샤헤드 드론’을 흉내 내다 최근 자체 개량해 정찰·자폭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게르베라 드론은 폴리스티렌·합판·플라스틱 등 비금속 재료로 제작했고, 날개폭은 2∼2.5m에 불과하다. 그러함에도 유럽과 NATO 회원국들이 저가·저성능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 스텔스기까지 투입했다는 측면에서 투자 대비 가성비가 상당히 낮음을 느낄 수 있다.

2014년 3월 처음 북한의 소형 드론(3대)이 파주·백령도 등에서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을 때는 상당히 조악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2년에 침입한 드론(5대)은 정찰용 카메라와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했고, 폭발물과 화생방 공격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2023년 북한은 전승절에 신형 스텔스 드론을 공개하며, “새로이 개발·생산돼 공군에 장비하게 된 전략 무인정찰기·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로 한 단계 발전시켰음을 과시했다.

지난해 8·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신형 자폭 드론을 공개했고, 지난 19일 또다시 새로운 가오리·십자형 자폭 드론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러시아의 첨단 과학기술을 전수(傳受)받아 드론 대량생산체제를 독려한 지 10개월이 넘었다. 1000여 기에 불과하던 자폭 드론이 얼마나 늘었는지,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도 염려스럽다.

2018년 한국군은 북한제 드론에 대응하고자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해 정찰·타격 드론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2023년엔 육·해·공·해병대가 합류해 ‘드론 작전사령부(합동 전투부대)’를 창설하며, ‘북한의 드론 대응 및 드론에 기반한 다양한 규모의 감시·정찰 드론과 공격용 드론, 드론 킬러 드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정찰에서 벗어나 실시간 타격·대응할 복합전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자체 제작을 할 수 없고, 자폭 드론은 이스라엘산 ‘로템-L’과 공군의 ‘하피(Harpy)’ 등 극소수에 불과하며, 지난해 말 폴란드산 ‘자폭 드론(Warmate, 3만 3000달러·약 4600만 원)’ 240대를 도입해 실전에 배치했다. 중량급 자폭 드론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2002년 도입된 ‘송골매(RQ-101, 군단급 드론)’는 노후화됐고, 이스라엘산 ‘헤론(Heron·28억 9000만 원, 3대)’은 모두 파손됐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차기 군단급 정찰(시제)기는 4대가 모두 추락하는 등 어려움이 겹쳐서다.

K-드론 사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관련 부품엔 표준이 없고, 보안 문제를 유독 강조하는 데다 업체 간 중복 개발로 인해 경쟁력은 중국에 뒤처진 지 오래다. 최초로 실전 배치한 레이저 무기 ‘천광(Block-1)’은 20 kw 출력으로 북한 드론이 ‘벌떼 전술’로 빠르게 침입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美 방산 업체(Aero Vironment)와 美 육군은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공중을 비행하다 표적을 타격하는 체공형 자폭 드론)’를 공급하는 계약을 9억9000만 달러(약 1조3800억 원)에 체결했다.

지난 4월 美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모든 전투 사단에 약 1000여 대의 드론을 새롭게 보급 및 구형 무기·장비를 교체하는 점검도 시작했다.

美 육군이 러-우 전쟁에서 드론이 게임-체인저이면서 가성비가 높은 무기로 자리매김한 현실에 대응하고자 소형 드론과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는 ‘일인칭(FPV·First- Person View, 적의 대형 방해 및 전장 정보 제공) 드론’의 도입을 확대하는 등에 나서면서 각국이 전술·전략적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 軍 소식통에 의하면, “우리가 보유한 자폭형 드론은 참수 부대(육군 특수임무여단)에 배치된 이스라엘산 ‘로템-L’과 공군의 ‘하피’, 드론작전사령부에 배치된 튜브 발사용 자폭 드론(S-2·4) 등이 모두 소형이기에 북한군의 자폭 드론 전력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며, “자체 개발을 통해 빠르게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앞으로 국내 드론 산업도 대기업과의 스타트업 협업을 통해 빠르게 저변이 확대될 것이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위협이 갈수록 급변하고 있기에 타이밍(timing)이 문제다.

2014년부터 북한의 조악한 저가(低價) 드론에 무방비로 뚫렸고, 계속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드론봇 전투단-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됐지만, 대응방식에서 발전적인 변화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급증하는 북한의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공체계 확립에 이해관계가 개입되거나, 정파(政派)·군종(軍種) 간 이기주의를 앞세운다면, 국민의 불안·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국가 안보(안전보장)엔 어려운 형국이 이어질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결속해 국가전략·전술적 측면에서 손자병법의 ‘5사(事) 7계(計) 14궤도(詭道)’의 기본을 되새겨 고민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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