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시설 확장과 핵무기 고도화, 한국형 핵잠함 건조의 상관성

입력 : 25.11.28 10:12|김성진 |댓글 0
美 북한전문매체(38노스)…영변 핵시설 증설 및 보수작업 식별 
KIDA ‘2025 북한 군사포럼’…北 핵무기 130~150개 추정(국제 수치?)
한반도 주변국의 ‘각자도생’화…韓, 핵잠함 건조·원자력협정 개정에 집중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38노스)가 지난 6월부터 민간위성으로 촬영한 영변 핵시설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심 설비의 증설 및 보수공사가 활발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핵심 시설’로 유일하게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농축 우라늄의 주요 공급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촬영된 위성영상에선 흙으로 뒤덮인 모습이 식별됐으나, 지난달 22일 촬영된 위성 영상에선 건물 동쪽에 소형 보조 건물(파란색 지붕)의 외형(外形)이 완성됐고, 북서쪽 보조 건물 근처엔 차량 창고가 추가된 것으로 식별됐다.

202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영변을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한 바 있으며, 여기서 우라늄 농축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파란색 지붕의 신축 건물은 우라늄 농축시설(추정)로서 이곳에 있는 방사화학실험실(RCL) 북동쪽에서 처음으로 농축시설 후보지가 변화된 영상을 식별했다.
 
 
사진= 38노스
 
 
지난 9월부터는 완성된 건물의 외형에서 남동쪽 측면으로 대형 열교환기(추정) 6대가 일렬로 설치됐다.

‘열교환기’는 ‘원심분리기의 냉각과 시설 내부 온도를 제어(制御)하는 필수 장비’다.

38노스는 시설 내부에서 핵물질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 설치-점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턴 5MWe 원자로를 가동하고, 지난 4~8월엔 지붕·외벽을 보수할 때도 가동이 멈추지 않았음은 플루토늄 생산을 계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말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 지도 간 “△ 적대세력의 도전이 더 우심(尤甚)해졌고, △적대국과 장기 대결은 불가피하며, △현존 위협에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음을 다뤘다.

또한, “당과 정부가 추진해온 핵무력 강화노선을 관철해 나가는 관건적인 해다”며,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핵 방패를 강화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서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이러한 가운데 지난 26일 한국국방연구원(이하 KIDA)이 주최한 2025년 북한군사포럼’에서 올해 기준으로 북한의 핵무기 수량(추정)이 상당히 증가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라늄탄이 115∼131발, 플루토늄탄은 15∼19발로서 기존 국제 연구기관의 발표 수치와 최대 +60~+37발이 차이나는 130∼150발로 발표해서다.

이는 지난 7월 KIDA가 <안보전략 FOCUS> 제41호로 발표한 “최근 북한의 핵무기생산 능력 변화 분석과 비핵화 고려사항”과 같은 내용이다. 

추정 수치를 제시한 근거로는 △2023년 12월 26일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 제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서 핵탄두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도록 주문했다는 점, △지난 8월 국제원자력 기구(IAEA) 보고서의 “북한 영변에 우라늄 농축 시설(추정)의 신설로 우라늄 농축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 점, △영변·강선 시설의 연간 최대 핵탄두 추정 생산량이 기존의 10발 미만에서 17발로 늘어났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다만, 국제 연구기관 즉, 美 의회조사국(CRS),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日 나가사키대 핵무기폐기연구센터(RECNA) 등에서 발표한 50~90개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측면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자료=한국국방연구원. 그래픽=김성진 기자
 
 
물론, 제시된 추정 수치가 단순히 북한의 보유량에 핵심을 두기보다 핵물질 생산 능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체계적으로 확장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국제적 평가 시각과 상당한 차이가 있기에 정치·외교·군사·정책적 측면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을 여지가 많다.
 
다른 한편에선 러-우 전쟁을 매개로 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가 심화했고, 유럽·중동 정세의 급변, 반미(反美) 연대 결속이 공고해지는 이때 우리의 안보의식과 대비태세, 핵잠함 건조에 더 많은 공감을 얻을 계기를 마련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수치와 상당한 차이가 나는 주장이기에 일반 다수가 공감(동의)할 수 있는 합리·상식적인 논리 제시가 필요하며, 조금 더 구체적인 근거 및 산출 방식 등을 제시했으면 좋지 않았나 싶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 우리의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함) 건조 및 도입을 허용했지만, 완성되기까진 상당히 지난(至難)한 여정임을 감추기 어렵다. 미국 내부의 여론 형성과 국제사회의 협력 분위기 조성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내부적으로도 의구심이 상당한 작금이다.

美 의회 등은 ‘자체 핵무장’에 대한 거부감과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고, 中·日 등은 자국의 이익 확보에 분주한 이때 우리 내부의 국민 정서까지 ‘자체 핵무장’이라는 여론으로 기울면, 핵잠 건조와 원자력협정 개정 등에 불리해질 건 뻔한 이치다.

문제는 다른 한 편에 서 있는 그림자다. 북한의 핵 개발과 고도화를 묵인하고, 이를 지원하는 중-러의 태도엔 아무런 의미나 반감을 표출하지 않는 자체도 아이러니하지만, 이를 도외시하는 국제 현실도 서커스장에서 외롭게 줄타기하는 묘기를 보는 것과 같다.

지난 18일 북한은 한국의 핵잠 보유가 우리의 ‘자체 핵무장’을 위한 포석이라며, “지역 내의 ‘핵 도미노 현상’이 초래되고, 치열한 군비경쟁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실질적인 핵보유국(de facto nuclear weapon state)’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우리의 핵잠함 건조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된 산물로 읽힌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어떠한 주장과 논리도 당연히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국민 정서 및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국가 발전을 위한 방식이나, 논리에 기반해야 상식적으로 이해 및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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