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국방예산 전년 대비 7.5% 증액, 초·중급 간부 처우 개선의 실효성

입력 : 25.12.07 15:52|김성진 |댓글 0
2020년 이래 최대 증액(7.5%)…전작권, 초·중급간부 처우 개선 등
5년간 희망전역 증가(2.1배)…하사~대령 90%, 대학생 91% “급여가 적다”
패키지식 해법…양성과정+복무·복지제도+전직(轉職) 지원체계 등 종합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는 2026년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5%가 증액된 65조8642억원으로 확정했다. 역대 정부 중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8.2%로 증액된 지 7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한국형 3축 체계’와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 초·중급 간부들에 대한 처우 개선책, 임기 내 전작권 전환에 따른 첨단전력 도입 등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전력운영비는 처우 개선 등을 비롯한 45조8989억원으로 올해의 43조4007억원과 비교하면, 5.8%가 증액됐다. 초급 간부의 지원율을 높이고, 장기복무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당직 수당은 현재의 평일 2만원에서 3만원, 휴일 4만원에서 주말 1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직책 수행경비를 인상하는 외에도 초급간부 내일준비적금, 이사 화물비 현실화, 소령·4급 군무원의 직책수행경비 신설, 종합검진비 대상 확대 등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4305억원이 감액된 부분에 대해선 “예상 집행률 및 사업 추진 경과 등을 고려해 감액이 이뤄졌다”며, “부사관·군무원 인건비가 감액됐지만, 실제 인원보다 정원(定員)을 더 많이 고려해 책정했기에 집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료=국빌부. 그레픽=김성진 기자
 
 
아울러 “2026년도 국방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해 강력한 자주국방 구현에 실질적으로 환류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방예산을 단기적으로 증액한다고 하여 초급 간부가 軍을 기피하는 현실이 해결되고, 중견간부들의 엑소더스(exodus) 현상이 멈춰지거나, 다시 애정을 갖게 하기엔 현장의 체감지수가 크게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육군 20개 부대 하사에서 대령까지의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현재 급여 수준이 낮다”는 응답이 90%였고, “조건만 된다면, 당장 이직(移職)하겠다”는 응답도 71%에 달했다.

대학생 1300여 명에게 ‘직업군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91%가 “직업적 가치보다 급여가 낮기에 지원하기가 꺼려진다”는 결과는 軍과 일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10월 국방부에서 공개한 ‘軍 간부 희망 전역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정년 전역 이전(以前)에 희망 전역을 신청한 위·영관 장교와 부사관은 총 2869명이다. 2021년도에 비해 약 2.1배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정년 전역 기회가 남았는데도 말이다.
 
 
지료=국빌부. 그레픽=김성진 기자
 
 
최근 5년간 육·해·공군, 해병대의 부사관 임관율은 뚝 떨어졌다. 2024년 육군 임관율은 2020년도에 비해 34.01%였고, 해군은 35.71%, 공군은 52.38%, 해병대는 40.00%에 그쳤다. 단기·대증적(對症的) 처방이 반복되며, 초급·중견간부들이 느낀 배신·절망감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방증(傍證)이다.

최근 軍의 대책과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본 월급 및 각종 수당을 인상하고, 호봉체계는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로, 정기적인 ‘기회 임금’ 평가 및 보수체계가 보장돼야 한다는 등 상당히 발전됐다. 그러나 내부 해법에 그치는 한계가 있기에 근본적인 해결은 난망(難望)할 것으로 예측된다. 

MZ 세대와 軍(기득권자 또는 내부자)의 시각에 간극(間隙)이 있어서다. 직업군인(부사관 또는 장교)을 선택했을 때 생애주기 전반에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는데 軍의 발표 내용과 대책은 다소 결이 다르다.

지난 3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실질적인 처우·복지개선을 통해 ‘청춘과 열정, 꿈, 인생을 다 바칠 가치가 있는 군대’로 만들겠다”며,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국민의 군대 재건’을 강조했다.

지난 10월 13일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아무리 최첨단 무기를 보유해도 결국,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구성원 모두가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도록 처우·복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장병들의 급여·복지를 과감히 확대하고, 경력 개발, 사회 진출 지원 등 전역 이후의 삶까지 준비할 수 있게 든든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며, “軍 복무가 개인의 미래와 국가 안보를 동시에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초급·중견간부들이 자부심과 자존감을 가지고 오롯이 국가 보위를 위해 헌신하게 하려면, 수사(rhetoric)가 아닌 실천적 행위가 병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측면을 다시금 ‘대관소찰(大觀小察)’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장교·부사관을 선택했을 때 생애주기 전반(교육과정-복무 간 공정한 기회 부여 및 복지혜택-전직 지원 보장 대책)이 어떻게 될지 국가적 담론(談論)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둘째, 각종 월급·수당 체계 인상은 당연하고, 객관·공정한 진급·보직·평가·복지지원 체계가 패키지 방식으로 완성돼야 한다. 셋째, 법적으로 배제된 단기 복무간부의 전직 지원교육·지원체계 등이 새롭게 추가돼야 한다.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 “상비병력 숫자의 비교만으로 우리의 국방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감지·판단·조준·사격이 자유로운 인공지능(AI) 전투 로봇과 무장 자율드론, 초정밀 공격·방어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무기체계를 갖춘 50명이면, 100명이 아니라 수천, 수만의 적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EU 27개국 중 상당수 국가는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및 러-우 전쟁을 통해 체득한 각자도생 방식에 맞춰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고자 ‘징집제’를 도입하며, 병력을 증원 및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먼저 침공한 러시아군은 초기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밀렸다. 이유의 하나가 ‘최소계획 비율’이다.

‘최소계획 비율’은 ‘공격·방어 전투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병력의 상대적 비율을 제시하는 개념’으로 공격 시 아군:적군의 비율은 3:1 우위를 유지해야 하고, 방어 시엔 1:3 비율이 돼야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초기 투입된 총병력 수준은 4:1로 압도적으로 보였지만, 실제 전장(battle-field)에 투입된 지상군 병력은 약 1:1.3 정도로 우크라이나보다도 열세였다.

2023년 6월 한국국방연구원(이하 KIDA)에서 발표한 ‘병역자원 감소 시대의 국방 정책 방향’을 보면, 2033년에 국군이 45.9만여 명으로, 2037년엔 40만 명 이하로 줄어든다고 예측했지만, 불과 2년 만에 45.2만여 명이 됐다. 

초급 간부의 軍 기피 현상과 중견간부의 엑소더스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우리 軍이 유·무인 복합 체계 개발(도입)을 통해 자주국방을 추구하지만, 최초 계획보다 지체되고 있다. 급격한 병력 감소로 소총수를 비롯해 포병·전차 운용 병력 등이 부족해지면서 인접 부대로부터 사수 등을 꿔와 훈련을 진행하는 현실도 한참이 됐다.

장비는 결국, 훈련 및 숙달된 사람이 다루게 된다. 유·무인 복합 체계를 당연히 갖춰야 하지만, 운영의 중심에 사람이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즉, 아무리 첨단 복합무기체계를 보유해도 운용할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에 틈새가 벌어져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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