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각 軍 사관학교 생도들이 자발적으로 퇴교하는 숫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자퇴의 증가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초급장교 수급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軍의 전투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어 군사대비태세 확립에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국방부의 ‘최근 5년 사관학교 임관 기수별 모집 경쟁률과 임관 현황(자료)’에 의하면, 각 군 사관학교의 신입생도 모집 경쟁률은 계속 하락하거나, 정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각 軍 사관학교 생도들의 자발적인 퇴교가 늘어나는 추세에 더해 모집 경쟁률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교)의 자퇴자 수는 2021년 28명이었으나, 2022년 63명으로 늘었다. 2023년 46명, 지난해 35명으로 감소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2.02배가 늘어난 77명이 자퇴했다.
육군3사관학교(이하 3사교)는 2021년 32명에서 2022년 41명, 2023년 44명으로 3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38명으로 5명이 감소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1.50배가 늘어난 57명이 자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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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사관학교는(이하 해사교)는 2021년 16명, 2022년 18명, 2023년 6명이 늘어난 24명이었다. 지난해 22명으로 감소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2.36배가 늘어난 52명이 자퇴했다.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교)는 2021년 8명에서 2022년 약 2배가 늘어난 19명, 2023년 3배가 늘어난 25명이었다. 지난해엔 17명,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명이 감소한 15명이 자퇴했다.
각 軍 사관학교의 모집 경쟁률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육사교는 지난해 44.4 대 1에서 올해 1.69배가 급락한 26.2 대 1이며, 3사교는 지난해 4.5 대 1에서 올해 3.6 대 1로 감소했다. 해사교는 지난해 19.2 대 1에서 올해 21.7 대 1로 소폭 상승했고, 공사교는 지난해 48.7 대 1에서 올해 2.12배가 급락한 22.9 대 1이다.
우리는 軍을 소명직(Calling)이자 ‘호국간성(護國干城) 집단’이라며, 애국과 충성심의 표상으로 인식하고, 존중해왔다. 그러나 어느 때인가부터 “과연 그러한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려의 시선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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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정치권의 대군(對軍) 포퓰리즘 정책이 이어지면서 병사 월급의 대폭 상승이 기폭제가 되어 ‘병장보다 못한 초급간부’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MZ 세대는 초급간부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 초급·중견 간부들은 배신·절망감으로 軍 이탈 현상이 가속화 하며, 이어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 각 군종(軍種)의 희망 전역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1351명에서 올해 전반기엔 2.12배가 늘어난 2869명에 달했다. ‘최근 5년간 각 군종의 휴직 현황’을 살펴봐도 2021년 1846명에서 올해 전반기엔 2.01배가 늘어난 3884명이다. 초급·중견 간부에 대한 열악한 처우 및 복무 여건과 더불어 좌고우면하는 처신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국민의 신뢰 수준이 상당히 떨어진 현실과도 연계되어 있다.
軍 내부적으로는 감당해야 할 책임과 의무에 비해 열악한 보상체계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대증적(對症的·나타난 증상만 완화) 처방’에 그치는 한계 등이 평생직장으로 삼기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복무 간 보직·진급체계마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의 확산과 더불어 장교단을 바라보는 긍정적이지 못한 인식, 위상의 추락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
최근의 추세는 새삼 ‘추락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날개가 없다)’는 표현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관학교는 졸업 및 임관한 다음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할 것을 전제(前提)로 하여 국가에서 생도의 양성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도 국방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4년간 생도 1명에 대한 양성비용은 육사교가 2억7037만원, 해사교는 2억3257만원, 공사교는 2억6360만원, 3사교는 1억9840만원이다. 자퇴하는 생도가 늘어날수록 세금 낭비도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사관학교 생도들의 자퇴 증가 추세가 어제오늘의 현상은 아니다. 2018년 해사교는 자퇴 생도에 대한 ‘양성비용 환수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10월 국방부는 자퇴 생도가 증가한다며, 각 軍 사관학교의 의견을 종합해 ‘생도 양성비용 환수 방안’을 검토하지만, 이전과 같이 별다른 진전은 없다.
계속되는 사관학교 생도들의 자퇴 급증과 모집 경쟁률 하락은 학생군사교육단(ROTC)의 모집 경쟁률 급락과 함께 인재 충원 산실의 질·양적 붕괴뿐만 아니라 유사시에 대비해야 할 창끝 전투력의 약화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대단히 심각하다.
자긍심과 자존심, 애국심을 고양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국가 구성의 3요소(영토, 국민, 주권)를 보위하는 최후 보루(전사집단·Warrior Group)의 전투력 강화와 유지 즉,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기는 쉽지 않다. 제아무리 최첨단 군사과학기술로 무장한 무기체계와 수단을 보유하더라도 결국엔 사람(인재)이 제어(制御)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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