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섞어쏘기’ 기법과 화력 전술의 진화, 한국군의 대응체계

입력 : 26.09.26 19:26|김성진 |댓글 0
북, 협동화력습격훈련 간 ‘동시다발적 섞어쏘기’…복합적 타격 능력 과시
북, 특정 표적 파괴<요격체계 소진+고가치 표적 타격…전쟁 수행체계 마비
한, 세 가지 현실 재인식→실질적인 ‘3축 체계+요격 드론’ 보강 긴요


북한이 한·미·일 정례훈련(프리덤 에지)이 끝나자마자 진행한 ‘협동화력습격훈련’ 간 ‘동시다발적 섞어쏘기’로 복합적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도발 양상과 질적 수준이 대폭 달라졌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각급 연합부대 장거리포와 미사일 구분대들의 협동화력습격훈련이 12일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한은 프리덤 에지 훈련(9월 7~8일)을 “미국 주도의 전쟁시연”이라고 반발해왔다. 이번 발사도 지난 7일 김성기 북한 국방상이 “우리도 힘의 입장에서 강력하고 반사적인 대응 조치를 하겠다” 예고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12일 오전 5시 20분부터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포착했다”며, “추가발사에 대비해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쏘아 올린 무기체계는 자폭형 드론, 화살 계열의 전략순항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화성11-가·KN-23), 열압력탄을 장착한 600㎜ 초대형 방사포(KN-25)로 전해졌다.

특히 공개된 군집(벌떼) 드론 운용과 열압력탄 장착은 러-우 전장(battle-field)과 이란의 전쟁 수행방식·전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무기체계를 동시에 섞어 쏘아 올릴 경우, 탄두 무게와 속도, 비행궤적과 파괴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지난 24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은 “국방력 발전 5개년 목표 수행을 위한 포 및 미사일 무력 현대화사업 계획에 따라 9월 22일 갱신형 240mm 조종방사포탄 시험 사격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가장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공격 능력을 남부국경에 집중”해야 한다며, “가급적 최단기간 내에 우리 무력의 장거리 타격 수단들이 전부 갱신된 것을 적이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대남(對南)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공개된 조종 방사포탄은 기존의 방사포탄이 가진 넓은 지역·유도기능에다 늘어난 사거리·개량된 정밀타격 능력이 추가됐다.

북한이 미사일과 이란형 자폭 드론, 포병 화력, 방사포 등을 혼합한 ‘섞어쏘기’ 발사를 거듭하면서 직면하게 된 현실은 크게 다섯 가지다. △한·미 방공망(요격체계)이 무력화될 수 있고, △북한군 지휘부가 궤멸(潰滅)된다 해도 예하 지휘관이 곧바로 보복할 수 있는 ‘분권형 지휘체계’를 강화하며, △대내와 대외용 매체로 구분하는 ‘전략적 행보(수위 조절)’가 이어지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 등을 대거 배치해 언제든 대한민국(이하 한국) 전역(全域)을 무차별적으로 타격할 수 있어 도발 위협 수위가 임계점(臨界點)을 넘었다는 현실과 △한국 사회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방사포(122·240·300·600㎜),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24·25), 전략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과 함께 이란형 자폭 드론은 대량생산에 들어간 지 2년이 넘었고, 매월 1000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8600여 문의 견인·자주포, 5700여 문의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1만 4300여 문의 포 가운데 70여%가 250km 휴전선(평양~원산 이남) 일대에 배치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1000㎞)에 배치한 포가 4700여 문이기에 얼마나 많은 포병 화력이 휴전선 일대에 밀집돼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자료=아산정책연구원
 
 
고민스러운 지점은 북한이 미사일·드론·방사포 등을 섞어 쏘는 목적이 특정한 표적을 파괴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란형 자폭 드론·방사포 등을 동시에 대량으로 발사해 우리의 요격체계를 소진(消盡)케 하고, 고정밀 미사일(집속탄두·탄소섬유탄 등)로 ‘고가치 표적’을 타격해 우리의 전쟁 수행체계 자체를 마비시키고, 사회 불안감·혼란은 확산시키는 데 있다.

‘집속탄두’는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공중에서 살포해 넓은 지역(면적)을 동시에 타격하며, 피해를 키우는 무기체계’다. ‘탄소섬유탄(Graphite Bomb)’은 ‘정전 폭탄’으로 불리며, ‘니켈(Ni·금속원소)이 함유된 탄소섬유를 살포하거나, 전력시설과 장비에서 전기적 누전·방전 등을 발생시켜 전력시설을 마비 또는 파괴하는 비살상무기’다. 

북한이 이란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휴전선에서 ±50km 거리에 있는 수도권에 ‘섞어 쏘기’를 시도할 경우, 엄청난 혼란과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우리 군이 탐지-결심-요격에 걸리는 시간은 너무 짧은 데다 현재의 요격 자산으론 수도권 전역을 감당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한정된 요격(방어) 자산을 ①주요 군사시설 ②인구 밀집 지역 중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북한의 특수부대(국내 불순분자)가 수도권의 도시가스 시설이나, 지하의 전력·통신구 등에 대한 파괴를 시도한다면, 엄청난 혼란의 가중이 불가피하다.

북한은 25일자 조선중앙통신에서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집단방위의 결정적 중심”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따라 ‘집단방위의 결정적 중심’으로 부상(浮上)한 한국은 집단적 응징의 결정적 목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핵 무력도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6월 김정은은 ‘핵 무력의 기하급수적인 증대’를 지시하며, 핵무기를 최대치로 늘리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미 인도·파키스탄과 유사한 수준의 핵무기(150개 안팎)를 비축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의하면, 2030년까지 최대 300개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영변·강선 지역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증설 및 가동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군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북한군의 ‘섞어쏘기’ 위협을 동시에 처리하고자 ‘한국형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의 개발을 가속화 하며, 사드(주한미군), 패트리엇(PAC-3, 한국·주한미군),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2028년 공군에 배치 예정),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천궁)로 다층 방공체계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방공 지휘체계가 육·공군으로 이원화되어 있어 유기적으로 통합하려면, 반응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지스 요격체계까지 포함할 경우, 해군과도 연계되지만, 통합되어 있지 않다. 결국, 북한군의 ‘섞어쏘기’가 전개될 경우, 빠른 표적 할당과 교전 우선순위 조정이 난감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세 가지 측면은 더 많은 고민(개선·보강)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군이 5만 드론 전사를 양성한다는 목표와 방어수단의 개발이라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국방부가 2029년까지 약 6만 대의 드론을 분대 단위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은 장병 교육용 상용 드론에 한정된 의미다. 즉, 미군 훈련에도 등장한 요격 드론 등의 방어수단을 보유한다는 게 아니다.

둘째, ‘한국형 3축 체계’ 중 △선제타격(KilI-chain)의 핵심인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은 부족하고, 실시간대 독자적인 운용이 어렵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중 사드, 패트리엇-2·3, 천궁-Ⅱ(M-SAM 2) 이외 다른 무기체계는 대다수 미래계획(개발 또는 배치 예정)이다. 여기에 전작권이 조기에 전환돼 한국군 사령관(대장)이 ‘미래연합사령부’의 지휘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보강 및 대체할 수단이 지체 및 제한될 수 있다.

셋째, 아무리 첨단과학 무기체계가 실전에 배치됐다 해도 처음과 마무리는 인간(직능전문가)이 개입돼야 한다. 그러나 (국군사관대학교 창설로)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에 따른 부정적 기류는 확산하고 있고, 전작권 조기 전환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여기에 초급간부들의 사기 저하와 지원율 급감은 심각하며, 중견간부들의 줄이탈 현상은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4세기경 로마의 대표적 군사전략가인 베게티우스(Flavius Vegetius Renatus)가 ‘군사론 논고·De Re Militari’에서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대비)하라”고 강조한 문장이 떠오른다. 우리 일부가 주창하는 ‘평화체제(구호)’도 실질적인 세력균형이 가능할 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서로의 공격력이 무디어졌다고 체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평화’란 두 글자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음을 돌아봐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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