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최근 강원도 인제군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을 열사병 추정사망자로 분류했다. 숨진 훈련병은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로 집계했다.
28일 질병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현황에 따르면 “23일 강원 지역에서 20대 군인 한 명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흔히 열사병으로 알려진 온열질환은 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생기는 급성 질환이다. 무더운 날씨에 구보·야외훈련 등 체력 위주로 군사훈련을 받는 군인, 장거리 마라톤 선수, 용광로 작업자 등 고열환경에 노출된 사람등 에게서 발생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 23일 오후 5시쯤 강원 인제군의 기온은 27.4도였다.
사망한 훈련병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도 인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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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군의무사령부 예방의학과 소속 군의관과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국제학회지 ‘군 의학(Military Medicine)’에 ‘한국군의 온열 질환 현황 분석 및 평가’ 논문을 게재했다. 군의 온열 질환에 관한 최초의 학술연구다.
이 논문에 의하면, 지난해 열(熱) 상해 환자는 1,119명이었다. 이 중 열 탈진이 69.3%(831명)로 가장 많으며, 열 피로(9.8%, 118명), 열사·일사병(8.1.5, 97명), 열 실신(6.6%, 79명), 열 발작(5.2%, 62명) 순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수·염분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으며 극심한 무력감 또는 근육 경련 증세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군 의무대와 군 병원에서 치료한 온열 질환 환자 현황을 집계했다. 2018년 1,249명, 2019년 1,250명, 2020년 846명, 2021년 1,028명, 2022년 1,109명, 2023년 1,119명이다.
지난해 발생한 온열 질환의 86.5%는 육군이었다. 이 중 장교가 37명(3.1%), 부사관이 149명(12.4%), 용사(병사)는 875명(71.9%)이었다. 용사 중에서도 일병이 320명(26.7%), 이병은 219명(18.3%), 상병은 204명(17%), 병장은 74명(6.2%) 순이었으며, 훈련병도 58명(4.8%)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군부대 내의 온열질환 환자 규모가 과소평가 또는 과소 보고될 수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훈련하는 도중에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그늘에서 쉬고, 다리를 높이되, 상의는 벗기는 게 중요하다. 수분 보충 및 얼음판(주머니)로 심장·방광 등 신체 내부기관(深部)의 체온을 즉각 최대로 낮춰야 한다”라는 권고를 잊지 않았다.
지난 24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하계 재난안전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풍수해 및 폭염 등으로 예상되는 각종 재난 상황에 대비태세를 철저히 하도록 강조했다.
지난 28일엔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 주관으로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잇따른 훈련병 사망사고의 반복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했다.
참모총장은 “군에서는 사람이 곧 전투력이기에 전투력 보존은 전승(戰勝)의 요체이며, 지휘관의 중요한 사명임을 새겨야 한다”며 “신병교육훈련은 군인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지휘관의 더 세심하고 더 정성을 다하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육군 관계자도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신병 교육훈련체계 전반에 대한 정밀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무더위가 시작됐다. 열 손상 사례는 5월에 시작되어 7월에 최고조에 이르고 9월까지 이어진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이 해마다 반복되는 장병들의 사망사고로 근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군도 단발성 수사(rhetoric)에 그치기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때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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