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군사활동 정상 복원

입력 : 24.06.05 14:51|김성진 |댓글 0
북, 회색지대(Gray Zone) 도발 반복으로 임계점 초과
정부, 5년 8개월 만에 효력 전면 정지, “북한 추가 도발 시 단호히 응징”
군, 군사분계선 5km 이내 훈련 재개, 대북 확성기 즉각 가동 가능


4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안)’을 재가했다. 북한은 그간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도발을 지속해왔으며, 하이브리드식 도발을 반복하며 임계점을 넘으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9·19 남북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한 가운데 정부는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추가도발 시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8년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부속 합의서로 채택된 ‘9·19 군사합의’가 5년 8개월 만에 전면 무력화됐다.

그간 접경지대에서 안전판 구실을 해온 9·19 군사합의가 없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은 한껏 높아졌고, 한반도 안보정세도 더 불안해질 가능성은 커졌다.

조창래 국방부 정책실장은 4일 오후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 함께 국방부 청사에서의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오후 3시 부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국방부
 
 
정부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자 '비행 금지구역' 관련 조항의 효력 일부를 정지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중전력을 활용한 정찰·감시 활동은 정상화됐지만, 효력 정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군사분계선 5㎞ 이내에서 포병사격·훈련 중지 ▷대북 확성기 철거 등은 그대로 유지됐다.

국방부는 이번 조처를 통해 접경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이 ▷대북 확성기 방송 ▷군사분계선(MDL) 이남 5km(완충 구역) 내에서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훈련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 완충 구역 내에서의 해상 기동 훈련 등을 재개한다면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했다고 안 하는 게 아니며 그들이 원할 때마다 수시로 도발해왔다”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언제든 시행할 수 있게 준비해 놓고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재개한다. 그러나 운영 방식은 작전 수행에 관한 내용이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방송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현재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 고정형은 최전방 지역 24개소에, 이동형 장비 16대는 인근 부대에 보관하고 있다.

따라서 이동형 확성기는 언제든 즉각 투입할 수 있으나, 고정형 확성기는 설치하는 데 수일이 걸리는 데다 북한이 비이성적으로 ‘원점 타격’을 노릴 수 있기에 운영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으나,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다음 확성기 인근 지역에 대한 포격 도발을 감행했던 선례(先例)를 새길 필요가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을 긴장시키는 막강한 심리전 카드이지만, 섣불리 사용할 경우, 대북 지렛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 2일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이 갑작스레 오물풍선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한국 것들이 반공화국 ‘삐라(전단)’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기에 정부가 그 취지를 존중하며 접근하고 있다”며 “대북 전단 추가 살포를 예고한 탈북민단체에 자제 요청은 하지 않겠지만, 상황은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대북 전단 살포단체와 주민들 간 물리적 충돌이 있을 때 경찰이 직무집행법에 따라 개입하여 차단한 사례가 있다. 필요할 때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군의 결기와 지혜로운 대처, 국민의 성숙한 태도가 필요한 때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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