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태 사령관,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 필요시 추진 가능”

입력 : 24.07.15 12:44|김성진 |댓글 0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6월 샹그릴라 대화 당시 “수용 불가”
이전(以前)의 “불가” 방침에서 변화의 조짐?
정부, “핵잠수함 도입의 필요성 인식, 인-태 사령관의 발언 환영”


미국의 새뮤얼 퍼파로 인-태 사령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인-태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핵 고도화는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이다. 잠수함 전투를 수행하는 관점에서 볼 때 한·미 양국의 전력(戰力)을 통합 및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한국의 핵잠 도입이 한·미 양국 전력 통합에 가장 효과·효율적이라고 결론이 난다면, 필요에 따라 도입을 추진(move forward)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美 국방장관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 당시 “대한민국(이하 한국)에 대한 핵잠의 건조 지원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의 인-태 사령관 입장 발표에서 다소 변화된 듯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하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가능해졌기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사진=KBS뉴스화면 캡처
 
 
14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美 측이 그런 인식을 보였다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대선을 앞둔 전환기인 만큼 양국이 핵잠 도입에 대해 깊이 논의하거나,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태 사령관의 발언을 주시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과 방미(訪美)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어서다.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이번 문서엔 북핵 위협 억제 및 유사시 대응을 위해 美 핵전력인 전략폭격기와 전략 핵잠수함(SSBN) 등이 전·평시에도 ‘한반도 임무’에 배정될 것임을 확약(確約)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북한의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압도·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강조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워싱턴선언 이후 가동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논의가 진행된 1년 만에 현실화가 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 13일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위험한 행동”으로 “대가는 누구도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국의 핵잠 도입은 여러 가지로 복잡다기한 대내외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중대한 ‘안보 족쇄’의 하나다. 한국은 핵잠 개발에 관한 기술적 수준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대내외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1956년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우라늄 농축을 비롯해 어떠한 핵연료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이 제한된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도 핵잠 개발을 위해 미국에 핵연료(저농축 우라늄) 공급을 요청한 바 있으나, 무산됐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내놓은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고, 인-태 사령관이 언급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핵잠 도입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즉, 기존 방식과 같이 미국이 핵잠을 운용하고, 한국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 등을 운용하면서 이를 보완하는 방식을 재강조한 발언일 수 있다는 의미다.

軍 일각에선 북한과 대치하는 한반도 전장(battle-field)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먼바다와 수심이 깊은 환경에 적합한 핵잠의 도입은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효용성에 다소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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