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軍 첩보 당국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 군무원(이하 A씨)의 기밀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사건 직후부터 전 직원에 대한 휴대전화·PC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조직 전반에 대한 정보 보안 상황을 점검했고, 해체 수준 이상의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사는 A씨가 무려 7년 동안 중국 정보요원으로부터 돈을 받고 핵심 군사기밀을 무단 유출했음에도 관련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기에 ‘정보 실패’에 ‘보안 실패’라는 불명예를 쓰게 되었고, 지금의 조직·시스템으로는 대북(對北) 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軍 고위관계자는 “조직 원상복구 등이 끝나는 대로 해편(解編-해체 수준으로 개편) 이상의 근본적인 작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과 조직, 대내외 보안 체계, 해외 공작망 구축 및 유지 등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대대적으로 손볼 수밖에 없는 비상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상태에서 곧바로 사령관과 참모장 등의 지휘부를 교체하기보다 조직을 원상 복구시키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게 더 시급하다. 최근 몇 달간 동남아·유럽 지역 등 대북 정보라인을 비롯한 휴민트(HUMINT-인간 정보)의 업무 정지, 출장 업무 보류 등의 조치가 시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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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는 1990년 육·해·공군 정보부대를 통합하여 창설됐다. 그간 국방부 직할 독립부대로 해외 대북공작과 첩보 수집 활동 등을 포함한 고도의 비밀 임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軍 내부에서 이들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과 세부 조직을 아는 인사는 드물며,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극히 일부에 한정되어있다.
국방부검찰단에 의하면, A씨는 2017년도 중국에서 포섭된 이후 정보사 내부 보안이 취약한 점을 악용했다. 그는 중국 정보요원의 지시를 받아 정보사 기밀 내용을 출력·촬영·화면 캡처·메모하는 등의 방법으로 탐지-수집-유출해왔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핵심 군사기밀의 유출 규모는 7년간 30건이었으며, 분할 압축하는 방식으로 건넨 자료가 12건, 중국 SNS 게임 음성메시지를 이용해 누설한 자료가 18건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군사기밀의 개략적인 내용은 △정보사 조직 편제 및 부대원 현황 △정보사 예하 부대 구성, 임무·작전계획 △ 정보사 예하 부대원 인적 사항 △특정 지역에서 활동 중인 블랙 요원의 인적 사항·동향 △블랙 요원이 구축한 현지 공작망 현황 등 대다수 민감한 내용이다.
A씨는 영외 개인 숙소로 기밀 자료를 무단 반출(搬出)하였고,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A씨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매번 다른 계정으로 접속하거나, 파일마다 비밀번호를 설정 또는 대화한 기록을 매번 삭제하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특히 차명계좌로 4억 원을 요구하여 1억 6,205만 원을 수수했음이 밝혀졌다.
문제는 △정보사가 다른 부서에서 생산한 비문에 접근할 때 구체적으로 차단하는 장치가 없었고, △ 타부서의 비밀을 대출하거나, 영외로 반출을 시도할 때 적절한 통제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軍 지휘부는 A씨의 기밀유출 수사결과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누설된 기밀 수준과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재설계, 재창설 수준의 전면·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심각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전직 軍 정보 고위당국자는 “이와 같은 폐쇄성이 내부에서 장기간 곪아왔기에 기밀유출 사태 등이 초래됐다”며 “중국에서 블랙으로 활동하는 북한 정찰총국 요원들이 이미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 유출된 정보사 기밀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0일 “조직개편을 포함한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검토하면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장관이 새로 임명되면,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다음 달 2일 국회 청문회를 거쳐 취임하게 되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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